CNBC "AI 칩 과열, 닷컴 버블 초과"… 6월 12일 '108조' 스페이스X 나스닥 상장 유동성 분수령
글로벌 자금 우주·AI 신자산 이동 시 코스피 외국인 수급 직격탄 우려
글로벌 자금 우주·AI 신자산 이동 시 코스피 외국인 수급 직격탄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로 사상 최고가 부근에서 움직이던 국내 정보기술(IT) 자산 시장에 메가톤급 변동성 경고등이 켜졌다. 글로벌 AI 반도체 자산 가치가 특정 지표를 기준으로 과거 닷컴 버블 정점을 넘어섰다는 월가의 진단이 나온 가운데, 일론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모험자본이 우주와 신규 AI 스타트업으로 대거 이동할 경우, 그동안 외국인 유동성 수혜를 입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형주의 수급 이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진다.
미국 나스닥 상위 종목 사이클 상승률 784%… 닷컴 버블 정점 초과
CNBC는 지난 15일(현지시각) 글로벌 금융 서비스 기업 BTIG의 분석 보고서를 인용해 현재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AI 반도체 시장의 과열 양상이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당시의 나스닥 상승세를 이미 추월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더해 미국 S&P 500 지수의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Shiller PER)은 닷컴 버블 붕괴 이후 처음으로 40을 돌파하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최고조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AI 반도체 광풍이 역사상 가장 극단적인 자산 거품 사태로 기록된 1700년대 프랑스의 미시시피 거품 사태와 비교될 만큼 이례적인 수준이라는 진단까지 나온다.
실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이번 사이클 들어 가파른 상승을 기록했다. 인텔이 대형 공정 전환 모멘텀으로 급등했고, 웨스턴디지털(WD)에서 분사 절차를 밟으며 주목받은 메모리 브랜드 샌디스크 관련 자산 역시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한국의 삼성전자 역시 글로벌 AI 랠리와 맞물려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하며 코스피 시장 상승을 견인했다. 과거 닷컴 버블 당시 1위 종목의 수익률이 1260% 수준이었던 것에 반해, 이번 AI 시대의 선두 종목은 3960%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상위권으로의 자금 집중 현상이 훨씬 더 심화되었음을 보여준다.
'108조 원' 흡수할 스페이스X 등판… 글로벌 유동성 블랙홀 되나
반도체 밸류에이션이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경고 속에서 시장의 시선은 거대 유동성을 흡수할 초대형 이벤트로 향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각) 자금 조달 소식통을 인용해 스페이스X가 오는 6월 12일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이르면 다음 주 중 기업공개(IPO) 신청 서류를 전격 공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달 금액만 최소 800억 달러(약 119조 원) 이상으로 전망되며, 이는 전 세계 자본시장 역사상 사상 최대 규모다. 투자자들은 최근 스페이스X에 편입된 인공지능 기업 xAI의 재무제표와 지배구조가 공개될 이번 증권신고서(S-1)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비상장 기업 특성상 정보 비대칭성이 크고 시장 상황에 따라 발행 일정과 규모가 유동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공존한다.
그럼에도 초대형 공모주에 대한 시장의 모험자본 수요는 이미 확인됐다. 이번 주 나스닥에 상장한 AI 칩 스타트업 세레브라스 시스템즈(Cerebras Systems)는 공모 과정에서 약 56억 달러(약 8조 3800억 원)를 조달했으며, 상장 첫날인 지난 목요일 주가가 68% 폭등하며 거래를 마쳤다. 우주항공과 신형 AI 칩셋이라는 새로운 자산군의 출현은 자산 배분 조정을 고심하던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에게 확실한 대체재를 제공하고 있다.
과거 닷컴 버블과 다른 '이익 장부'… 삼성·SK 역대급 실적이 완충판
핵심은 명확하다. 현재 AI 반도체는 과거와 달리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상승하고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스페이스X와 같은 초대형 IPO가 시장의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하며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이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면서도 과거의 거품 붕괴와 다르다고 분석하는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기업의 실제 이익'이다. 2000년 닷컴 버블 당시에는 매출과 수익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폭등했던 기업이 대다수였다. 반면 현재의 AI 반도체 붐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의 실제 하드웨어 수요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매출 성장이 기반이 되고 있다.
실례로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시장 컨센서스 기준 올해 역대급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며 업황 턴어라운드를 증명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돈을 태우기만 했지만, 지금은 기업들이 AI 인프라를 통해 실제로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증명하고 있다"며 공급 과잉 우려를 일축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도 전체 이익을 뛰어넘는 급증세를 기록하며 이익 체력을 증명했다. SK하이닉스 역시 고대역폭메모(HBM)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 중이다. 이 같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강력한 실적 모멘텀은 글로벌 자금 이탈 압력을 방어할 가장 강력한 완충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AI·우주 시소게임' 3가지 체크포인트
증권가는 스페이스X의 상장 타이밍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방어에 단기적인 수급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노리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형 공모주 자금 마련을 위해 코스피 비중을 일시적으로 줄일 수 있어서다.
스페이스X라는 거대 대체재의 등장은 기술주 전반의 멀티플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글로벌 유동성이 우주와 신규 AI 자산으로 분산되면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되던 외국인 수급의 일시적 이탈 분수령이 될 수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향후 포트폴리오 생존을 위해 다음 세 가지 핵심 지표의 변화를 면밀히 추적해야 한다.
첫째,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등 빅테크 기업들의 하반기 설비투자(CAPEX) 집행 속도다. 전방 산업의 실제 수요가 꺾이지 않고 지속되는지 판가름할 가장 확실한 선행 지표다.
둘째, 엔비디아의 독점 체제를 위협하는 세레브라스 등 신규 도전자들의 시장 점유율 변화 여부다. 기존 지배적 사업자의 독점 프리미엄과 마진율이 유지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잣대다.
셋째, 스페이스X 공모 과정에서 확정되는 인공지능(xAI) 부문의 독립적 자산 가치 평가 금액이다. 비상장 AI 스타트업의 몸값이 정당한지 검증하고 기술주 전반의 밸류에이션을 재평가하는 기준점이 된다.
실적이 담보되지 않는 유동성 잔치는 예고 없이 끝날 수 있다. 그러나 장부에 찍히는 숫자가 견고하다면 자금 이동에 따른 일시적 주가 조정은 오히려 우량 자산을 저가 매수할 기회가 될 수 있다. 글로벌 자금 대이동의 서막이 오른 지금, 감정이 아닌 냉정한 데이터 기준선을 바탕으로 투자 포지션을 재정비할 때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