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주식 시장이 다시 불을 뿜고 있다.
시장 실적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6일(현지시각) 심리적 저항선인 6000선을 다시 뚫었다.
마감가 기준으로 S&P500 지수가 6000선을 넘은 것은 2월 21일 이후 석 달여 만에 처음이다.
미국의 5월 고용동향에서 신규 취업자 수가 시장 전망치 12만5000명보다 많은 13만9000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누그러진 것이 지수 상승을 촉발했다.
오후 들어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9일 영국 런던에서 중국과 무역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상승세에 날개가 달렸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미국의 무역협상에 계속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비롯한 경제지표도 주시할 전망이다.
미 경제 흐름에 따라 주식 시장 상승세가 정당화될지, 거품 논란이 초래될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1주일 내내 애플의 세계개발자대회(WWDC)가 열린다.
인플레이션
미 경제가 둔화되고 있는지,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를 언제 다시 시작할지를 가늠하게 해주는 경제지표 발표가 이번 주에 대기하고 있다.
노동부가 11일 장이 열리기 전 미국의 5월 CPI를 공개한다.
CNBC에 따르면 팩트세트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전월비 0.2%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4월과 같은 수준이다.
전월비 기준 CPI는 3월 예상 외의 0.1% 마이너스(-) 상승을 기록한 뒤 4월 0.2%로 올랐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비 0.3%, 전년동월비로는 2.9% 상승한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추산했다.
4월 근원CPI 상승률에 비해 전월비, 전년동월비 모두 각각 0.1%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CPI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첫 물가지표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버나드 야로스 이코노미스트는 “이제야말로 관세 충격이 나타나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때”라면서 “2월과 3월, 심지어 4월도 이른 시기였으며 5월 이후부터 재화 가격에 미치는 충격이 명확하게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내부에서는 관세의 인플레이션 영향에 대해 아직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7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무역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전망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살렘 총재는 트럼프 관세가 미 인플레이션을 한 두 분기 정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지만 “그와 같은 정도로 관세 충격이 더 오래 물가에 충격을 줄 가능성 역시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가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지만 트럼프 관세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꿈틀댈 것으로 우려하는 한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는 기대하기 어렵다.
한편 CPI 발표 하루 뒤인 12일에는 노동부가 미국의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를 발표한다.
미·중 무역협상
싸늘하게 식어가던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에 다시 온기가 돌고 있는 것은 주식 시장에 호재다.
트럼프는 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9일 영국 런던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주도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USTR)가 참여하는 미 협상팀이 중국 협상팀을 만나 양국 무역협상을 다시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다시 고조된 양국 긴장이 해소된다는 뜻이다.
베선트 장관이 지난달 29일 중국과 협상이 삐걱거리고 있음을 시사했고, 하루 뒤인 30일에는 트럼프가 “중국이 무역 예비합의를 통째로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중국도 워싱턴 주재 주미대사관을 통해 미국이 반도체 수출 통제를 중국에 불리하게 차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맞서 갈등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는 돌연 6일 미·중 무역협상 재개를 선언해 긴장을 누그러뜨렸다.
애플 WWDC
투자자들은 애플이 9~13일 진행하는 2025년 세계개발자대회(WWDC 25)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애플은 WWDC는 아이폰 운영체제(OS)인 iOS, 아이패드OS, 맥OS, 애플워치OS 등 최신 소프트웨어를 선보이는 자리다.
비록 신형 아이폰 공개는 대개 9월에 따로 치러지는 행사에서 이뤄지지만 신형 아이폰이 어떤 기능을 갖게 될 지가 WWDC에서 윤곽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신형 아이폰 구동에 필요한 새 iOS의 구성을 보면 아이폰이 어떤 성능을 갖게 될지를 알 수 있다.
이때문에 애플 주가는 WWDC를 전후해 대개 상승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런 흐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경고도 있다.
투자은행 니덤의 로라 마틴 애널리스트는 지난 4일 분석노트에서 WWDC가 애플 주가 상승 기폭제가 되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그런 기폭제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비관했다.
마틴은 애플 주가에 거품이 끼었다면서 추천의견을 매수에서 보유(중립)로 하향 조정했다.
또 225달러였던 목표주가도 아예 철회했다.
그는 아이폰 교체 주기의 기폭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이런 기폭제는 앞으로 1년 안에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틴은 기폭제가 출현하기 전까지는 애플 진입에 적절한 시기는 주가가 170~180달러 수준으로 떨어지는 때라고 덧붙였다.
애플은 6일 WWDC 기대감 속에 3.29달러(1.64%) 뛴 203.92달러로 마감했다.
오라클, 어도비 실적 발표
CPI와 PPI 외에 13일에는 미시간대의 6월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가 공개된다.
기업 실적 발표도 간간히 이뤄진다.
10일에는 딸기잼 등으로 유명한 JM 스머커가, 11일과 12일에는 인공지능(AI) 테마주인 오라클과 어도비가 각각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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