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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공식 실업률 4.2%…“실제로는 24.3%, 사실상 4명 중 1명 실업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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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공식 실업률 4.2%…“실제로는 24.3%, 사실상 4명 중 1명 실업 상태”

미국의 공식 실업률 추이. 사진=미 노동통계국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공식 실업률 추이. 사진=미 노동통계국
미국의 공식 실업률이 지난달에도 4.2%를 기록하며 반세기 만의 최저 수준을 유지했지만 실제로는 전체 노동자의 4분의 1 가까이가 ‘사실상 실업 상태’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이하 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미국의 비영리 싱크탱크 루드비히 공유경제번영연구소(LISEP)는 지난 4월 펴낸 보고서에서 미국의 ‘실질 실업률(TRU)’이 24.3%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보다 0.03%포인트 높아진 수치로 공식 실업률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LISEP가 발표하는 TRU는 미국 노동통계국의 공식 통계를 기반으로 하지만 단순히 일자리를 전혀 갖지 않은 사람만을 실업자로 보지 않는다.

LISEP는 ‘일주일에 35시간 이상 일하는 정규직이 아니면서 정규직을 원하거나, 아예 직업이 없거나, 연간 세전 소득이 2만5000달러(약 3420만원)에 못 미치는 저소득층까지 포함해 기능적으로 실업 상태에 있는 사람들’을 실질 실업자로 정의하고 있다.
이같은 방식은 단순 실업률이 포착하지 못하는 저임금·불완전 고용 계층의 실태를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공식 수치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노동시장 내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진 루드비히 LISEP 이사장은 “현재 미국의 노동시장에서는 노동자 4명 중 1명이 사실상 실업 상태에 있으며 이 같은 추세가 개선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며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고임금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한, 미국 내 경제적 기회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분석은 미국 경제에 대한 소비자 신뢰지수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표면적으로는 고용 호조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실제 생활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층이 많기 때문에 체감경기는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노동통계국 역시 실업자 통계와 관련해 공식 발표에서 “실직 상태가 아니더라도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은 많다”고 인정하고 있다. 지난 4월 기준으로 570만명이 현재 실직 상태이지만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은 이유는 ‘조사 직전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거나 즉시 근무를 시작할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LISEP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TRU라는 대체 지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보이지 않는 실업자’ 또는 ‘불완전 취업자’ 문제를 경제통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LISEP에 따르면 파트타임 근무자, 빈곤 수준 이하의 저임금 노동자, 정규직을 원하지만 얻지 못한 구직자 모두가 미국 노동시장의 불안정성과 양극화를 상징한다.

한편, 지난달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강화와 무역 갈등 우려에도 17만7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식적으로는 고용 시장의 회복세를 시사하지만 LISEP와 같은 기관들은 양적인 지표보다 질적인 노동환경의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