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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테슬라 투자의견 강등 잇따라...머스크-트럼프 갈등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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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테슬라 투자의견 강등 잇따라...머스크-트럼프 갈등 직격탄

"전기차 구매 보조금 종료도 수요 위축 요인...로보택시 기대감 주가에 선반영"
2024년 10월 5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버틀러 팜 쇼에서 캠페인 행사를 마친 후 일론 머스크(오른쪽)가 떠날 준비를 하자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왼쪽)가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10월 5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버틀러 팜 쇼에서 캠페인 행사를 마친 후 일론 머스크(오른쪽)가 떠날 준비를 하자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왼쪽)가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개적인 충돌 이후 향후 테슬라 실적에 대한 월가의 우려가 확산하며 두 곳의 투자회사가 테슬라에 대한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시장조사업체 아거스 리서치와 투자은행 베어드는 9일(현지시각) 테슬라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나란히 하향 조정했다. 테슬라는 이에 따라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 대형 기술주 중에 가장 낮은 평가를 받는 주식이 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아거스 리서치와 베어드는 모두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의 갈등 및 전기차 구매 보조금 종료 등을 테슬라에 대한 잠재적 수요 위축 요인으로 지목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투자 의견 하향 조정 소식에 개장 전 거래에서 1.6% 하락했으나 이후 정규 거래에서는 4.55% 급등했다. 머스크가 트럼프를 비난하는 트윗을 삭제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봉합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약 25% 하락한 상태로 M7 중에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가는 특히 지난해 12월 고점 대비로는 약 40% 가까이 하락했다.

테슬라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이후 상승 흐름을 탔으나,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과 수요 둔화 우려로 투자 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특히 최근 주가 급락은 대부분 지난주 일어난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충돌에 따른 것이다. 머스크가 이후 갈등 봉합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양측의 긴장이 여전히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아거스 리서치는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간의 설전 및 전기차 보조금 만료가 신형 테슬라 차량에 대한 수요를 추가로 약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 테슬라에 대한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아거스는 또한 ”이번 갈등은 테슬라 주가가 현재 펀더멘털이 아닌 외부 요인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투자은행 베어드도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 초과’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베어드의 벤 칼로 애널리스트는 "머스크와 트럼프 간의 최근 갈등은 머스크의 정치 활동에 따른 핵심 인물 리스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논란이 테슬라 브랜드 손상 우려를 더욱 부각시켰다"면서 "판매량 증가에 대한 지속적인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 이러한 우려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어드는 머스크가 최근 언급한 로보택시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칼로 애널리스트는 "머스크의 발언은 다소 낙관적"이라며 "이에 따른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테슬라의 로보택시 서비스는 이번 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두 건의 테슬라 투자 의견 하향 조정은 테슬라가 월가에서 초대형주 가운데 가장 회의적인 시선으로 평가받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 주식에 대해 ‘매수’를 권고하는 애널리스트의 비율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현재 테슬라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는 애널리스트는 30명이다. 반면, 18명의 애널리스트는 ‘보유’ 의견을 제시했고, 13명은 ‘매도’를 권고하고 있다. 또한 테슬라 주가는 현재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목표주가 수준에 거래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 기대감이 크지 않은 상태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