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서 에어버스와 경쟁, 보잉 주가 반등에도 신형 기종 개발은 미지수

최근 보잉은 월 38대 737 MAX 생산 목표에 공식적으로 도달했다. 보잉 최고경영자 켈리 오트버그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737 MAX 생산량이 월 38대에 근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월 737 MAX 9에서 도어 플러그 사고가 난 뒤 몇 달간 생산이 주춤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진전이라고 지난 9일(현지시각) 배런스가 보도했다.
보잉의 실적 회복에는 영국과 중동 항공사에서의 대형 주문, 그리고 중국과의 무역 긴장 완화가 큰 힘이 됐다. BofA 증권 애널리스트 로널드 엡스타인은 최근 보잉 주식을 '보류'에서 '매수'로 올리면서 목표 주가를 260달러로 제시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의 69%가 보잉 주식에 매수 의견을 내놓았다. 보잉 주가는 올해 들어 17% 넘게 올랐지만, 737 MAX 사고 이전에는 260달러를 훨씬 웃도는 고점을 기록한 바 있다.
보잉은 현재 5600대가 넘는 상업용 항공기 주문을 받아 놓고 있다. 이는 현재 생산 속도로 10년 넘게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신형 항공기 개발은 2013년 777X가 발표된 뒤 12년째 새로운 기종이 나오지 않고 있다. 보잉 CEO 켈리 오트버그는 최근 에비에이션 위크(Aviation Week) 인터뷰에서 "보잉이 새로운 항공기를 만들려면 시장, 기술, 그리고 대차대조표가 모두 준비돼야 한다. 지금은 이 세 가지 중 어느 것도 준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형 항공기 개발보다 팬데믹 이후 쌓인 주문을 해소하고 생산을 늘리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중국 시장에서 보잉은 에어버스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있다. 최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오는 7월부터 에어버스에 최대 300대의 제트기를 주문할 계획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보잉 주가는 0.7% 내린 211.98달러에 마감했고, 에어버스 주가는 해외 거래에서 2.3% 올랐다. 중국 3대 항공사(에어차이나, 중국남방항공, 중국동방항공)는 중국 여객 수송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보유 항공기 중 에어버스 기종이 1100대가 넘는다. 보잉 기종은 약 600대, 중국 국영 항공기 제작사 COMAC이 보유한 기종은 약 20대다.
중국으로 향하는 에어버스의 주문 잔고는 500대가 넘고, 보잉은 160대에 그친다. 버티컬 리서치 파트너즈(Vertical Research Partners) 애널리스트 롭 스탤라드는 "두 회사 모두 고객사가 공개하지 않은 수백 대의 항공기를 주문받고 있다. 일부는 결국 중국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의 주문량은 앞으로 20년간 9000대의 신형 항공기가 필요하다는 보잉의 전망에 미치지 못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신규 용량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보잉은 737 MAX 생산량을 월 38대까지 공식적으로 늘렸다. 내부적으로는 2025년 3월까지 월 42대 생산 목표를 세웠으나, 공식 목표는 2024년 말까지 월 38대였다. 올해 말까지 월 47대 생산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연초 기준 실제 생산량은 월 31대 수준으로, 목표치에 미치지 못한 시기도 있었다. 보잉은 생산 안정화와 품질 개선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 에어버스는 올해 136대, 내년 148대 등 연간 100대가 넘는 항공기를 인도할 계획이다. 반면 보잉은 올해 20대 인도, 추가 29대 인도가 지연 또는 취소될 수 있다. 2018년 보잉 신규 인도량이 25%를 차지했던 것에 비해, 2024년 기준 에어버스가 52.7%, 보잉이 41.3%로 점유율이 역전됐다.
신형 항공기 개발은 여전히 더디다. 업계에서는 신형 항공기 개발보다 팬데믹 이후 쌓인 주문 해소와 생산 복구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보잉 CEO 켈리 오트버그는 신형 항공기 개발을 위해 시장, 기술, 대차대조표가 모두 준비돼야 한다고 반복해 말했다.
보잉과 에어버스 모두 주문 잔고가 1만 4000대에 달해, 현재 생산 속도로는 10년 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문제와 품질 이슈로 생산량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 모두 신형 항공기 개발보다 생산력 확대와 품질 개선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월가에서는 "보잉의 실적 회복은 오랜 시간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보잉은 737 MAX 생산량을 늘리며 실적 회복에 들어섰지만, 신형 항공기 개발이 지연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생산력 확대가 더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고 이 매체는 전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