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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美 더크렘샵 완전 인수...북미 뷰티 영토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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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美 더크렘샵 완전 인수...북미 뷰티 영토 확장

잔여지분 가치 이견에 국제 중재…ICC, LG생건 손 들어줘
인수 후 매출 3배 급증…MZ세대 인기 브랜드로 북미 공략 박차
LG생활건강에서 출시한 각종 화장품들. 사진=LG생활건강이미지 확대보기
LG생활건강에서 출시한 각종 화장품들.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이 미국 뷰티 브랜드 '더크렘샵(The Crème Shop)'의 잔여 지분을 모두 인수하며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고 LA타임스가 지난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022년 첫 지분 투자 이후 약 3년 만으로,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LG생활건강은 더크렘샵의 잔여 지분 35%를 6700만 달러(약 915억8900만 원)에 추가 인수했다. 앞서 2022년에는 1억2000만 달러(약 1640억1600만 원)를 투입해 더크렘샵 지분 65%를 확보하며 경영권을 인수한 바 있다.

◇ 6700만 달러 잔여지분 인수, 법적 분쟁서 승소


이번 인수는 잔여 지분 가치 평가를 둘러싼 법적 분쟁 끝에 성사됐다. LG생활건강은 2023년 11월 콜옵션(매수청구권)을 행사했으나, 더크렘샵의 창업주인 김선나, 김인실 주주는 풋옵션(매도청구권)을 내세워 약 1억3000만 달러(약 1776억8400만 원)를 요구하며 맞섰다.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국제상업회의소(ICC)의 중재가 진행됐고, ICC는 지난 5월 29일 풋옵션 계약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하며 LG생활건강의 손을 들어줬다.

◇ K-뷰티 DNA로 현지 MZ세대 공략...매출 급성장

1988년 LA에서 설립된 더크렘샵은 K-뷰티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로, 귀엽고 트렌디한 패키지와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현지 MZ세대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헬로키티, BT21, 디즈니 등 다양한 캐릭터와의 협업에 강점을 보이며 스킨케어, 메이크업, 뷰티 소품 등을 제조·유통한다. 미국 내 주요 유통 채널인 울타(Ulta), CVS, 메이시스(Macy's) 등에 입점해 있으며 온라인 판매도 활발하다.

LG생활건강에 인수된 후 더크렘샵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매출은 2021년 470억 원에서 2023년 1365억 원으로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순이익 역시 119억 원에서 312억 원으로 크게 늘며 북미 사업의 핵심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인수로 LG생활건강은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게 됐다. 더크렘샵의 색조 화장품 부문 경쟁력과 SNS 마케팅 역량을 활용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