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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러시아·북한·이란, 샤헤드 드론 생산 본격화...한국 드론 대응전력 '발등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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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러시아·북한·이란, 샤헤드 드론 생산 본격화...한국 드론 대응전력 '발등의 불'

우크라이나 전쟁서 실전 경험 드론 동아시아로 확산 우려,
러시아, 북한에 이란산 드론 생산기지 세우는 데 힘 보태
우크라이나전서 하루 170대 생산, 한반도 안보 위협 커져
지난 2022년 10월 17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이란제 무인항공기(UAV) 샤헤드(Shahed)-136으로 보이는 러시아 드론이 날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2년 10월 17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이란제 무인항공기(UAV) 샤헤드(Shahed)-136으로 보이는 러시아 드론이 날고 있다. 사진=로이터
러시아·북한·이란 세 나라가 드론 생산과 군사 협력을 본격 추진하면서 세계 군사 질서가 바뀌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샤헤드' 드론이 동아시아로 퍼질 수 있다는 점에 국제사회가 우려한다. 북한과 휴전 상태인 한국의 대(對)드론 전력 확충 과제가 발등의 불로 등장했다.

11일(현지 시각) 아거너스(argunners)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북한과 군사 협력에 중요한 진전을 이루었고, 북한이 이란산 자폭 드론 '샤헤드' 드론 생산기지를 세우는 데 적극 도움을 주기로 합의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이 확인했다. 이 조치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분쟁과 함께 지역 군사 균형을 바꿀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동맹은 최근 몇 년간 계속 강화되고 있다. 북한은 이미 러시아에 탄약과 미사일을 공급하는 핵심 무기 공급국이 됐다. 우크라이나 군 정보국(GUR) 국장 키릴로 부다노프 중장은 "이번 협력은 동아시아 군사력의 흐름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동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시점에 이루어졌다.

이란의 샤헤드-136 드론. 사진=이란인터내셔널닷컴이미지 확대보기
이란의 샤헤드-136 드론. 사진=이란인터내셔널닷컴

이란에서 만든 샤헤드 드론은 러시아가 '게란'이라는 이름으로 자체 생산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드론은 느리지만 우크라이나 방공 시스템이 막기 어려워 점점 더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자국에서 하루 약 170대의 샤헤드 드론을 만들 수 있다. 러시아는 앞으로 매달 2000, 나아가 5000대까지 생산 능력을 키울 계획이다. 북한에 새로운 생산 현장이 들어서면 전장에서 드론을 더 많이 쓸 수 있게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헨리 L. 스팀슨 센터의 윌리엄 알버크 등 전문가들은 "평양, 모스크바, 테헤란 세 곳이 협력하면 북한이 수천 대의 드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이 드론은 군사 원칙에 들어가 다양한 분쟁 지역에 더 널리 쓰일 가능성이 크다. 이 협력은 드론이 현대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세 나라가 전쟁을 하는 방식을 크게 바꿀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동맹이 강화되면서 한반도 안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오랜 기간 남한을 '주적(主敵)'으로 여겨왔고, 최근 군사 협력이 넓어지면서 한반도 긴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이 미사일과 드론 능력을 키우면 한국의 하늘과 주요 시설이 더 위험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군 정보국장은 "샤헤드 드론을 두고 북한과 러시아가 협력하면 지역 군사 균형이 달라질 것"이라며, 이미 북한의 직접적 위협에 직면한 한국에 새로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이 우크라이나·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더 가까이 협력해 국방력을 키워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협력할지는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발사대에 장착된 샤헤드-136 드론. 사진=RFERL닷컴이미지 확대보기
발사대에 장착된 샤헤드-136 드론. 사진=RFERL닷컴

러시아와 북한의 국방 관계가 강화되면서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최근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비난하는 성명을 냈고, 특히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안보회의 서기가 평양을 방문한 점을 강조했다. 미국은 이번 협력을 멈추라고 촉구하며 우크라이나와 동아시아 등 더 넓은 지역에서 불안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북한 국영 통신사는 평양과 모스크바가 두 나라 관계를 "더 활발하게 넓히고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북한 지도자 김정은은 러시아의 외교정책, 특히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지지한다"고 러시아에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번 러시아·북한·이란의 드론 생산 및 군사동맹은 단순한 무기 교류를 넘어 세계 군사 질서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드론이 동아시아로 퍼질 경우, 지역 군사 균형이 달라지면서 새로운 안보 도전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러시아와 북한, 이란의 협력이 자폭 드론 생산과 군사기술 교류를 통해 각 나라가 군사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시장에서는 이번 동맹이 앞으로 국제사회의 군사·외교 전략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한국은 드론 대응 전력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0㎜ 기관포를 장착한 자주 대공포 '비호'와 여기에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신궁'을 결합한 '비호복합' 등을 도입한 데 이어 레이저 대공 드론 체계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