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터에 따르면 리마에서 남쪽으로 약 250km떨어진 피스코 사막 지역의 대형 농장 ‘발레 이 팜파’는 미국 수출 비중을 줄이고 중국으로의 첫 대규모 선적을 준비 중이다.
이 농장은 지금까지 전체 생산량의 약 60%를 미국에 수출해왔으나 올해부터 중국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발레 이 팜파의 미겔 벤틴 총괄매니저는 “중국 시장의 전체 잠재력이 아직 완전히 실현되지 않았다”며 “미국이 페루산 모든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면서 수출 다변화가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페루는 지난 2021년 칠레를 제치고 세계 최대 블루베리 수출국으로 올라섰으며 페루 정부는 최근 몇 달간 아시아와 유럽, 오세아니아 지역에 대한 농산물 수출 확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우르술라 레온 페루 외무무역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중순 “미국의 관세 조치가 유지될 경우 블루베리를 포함한 농산물, 섬유, 광산 제품 수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페루의 블루베리 수출은 지난해 23억 달러(약 3조170억원) 규모였으며 2025~2026년 수확철에는 생산량이 전년 대비 25% 증가한 40만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중국이 리마 인근에 건설한 찬카이 항구가 수출 흐름을 바꾸는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 이 항구는 아시아까지의 해상 운송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 신선식품 수출에 큰 이점을 제공한다. 미국의 수입업체 프루티스트의 존 얼리 글로벌영업이사는 “찬카이 항을 통해 중국으로 보낸 블루베리 컨테이너만 해도 지난해 말에만 15~18개에 달했다”며 “페루 과일 수출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루 블루베리 생산자 단체인 농업생산자조합연합의 가브리엘 아마로 대표는 “관세의 영향이 미미한 수준이 아니라 매우 클 것”이라며 “정부와 함께 자유무역협정(FTA)을 지키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공급망 분석업체 블루 욘더의 벤 윈쿱 전략가는 “페루산 블루베리 수입이 줄어들면 미국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협상력이 부족한 중소 소매업체들은 재고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라보뱅크의 글로벌 과일 시장 전문가 데이비드 마가냐는 “중국도 자체 블루베리 생산 능력이 높기 때문에 미국을 단기간에 대체할 가능성은 낮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