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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이미지, 트럼프 재집권 후 세계 곳곳서 하락…“위험하고 오만하다”는 인식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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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이미지, 트럼프 재집권 후 세계 곳곳서 하락…“위험하고 오만하다”는 인식 여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을 맞아 세계 각국의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개인에 대한 신뢰도가 낮고 기후변화·중국·러시아 문제 등 주요 국제 현안 대응에서도 부정적 평가가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14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여론조사 업체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을 제외한 24개국 성인 2만8333명을 대상으로 지난 1월 8일부터 4월 26일까지 실시한 조사에서 전체 24개국 가운데 15개국에서 미국에 대한 전반적 호감도가 지난봄보다 낮아졌다. 특히 멕시코, 스웨덴, 폴란드, 캐나다에서는 호감도 하락 폭이 20%포인트 이상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오만하다’(80%) ‘위험하다’(66%)는 인식이 강한 반면, ‘정직하다’는 평가는 낮았다. 다만 ‘강한 지도자’라는 응답은 24개국 중 18개국에서 과반을 넘기며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제문제 대응 능력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이었다.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신뢰는 중앙값 21%에 그쳤고 미국의 이민정책(36%),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31%), 미중관계(28%), 글로벌 경제 문제(27%), 이스라엘과 주변국 간 갈등(30%) 등 대부분의 현안에서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우세했다. 멕시코에서는 이민 문제에 대해 무려 87%가 트럼프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역별로 보면 이스라엘과 나이지리아, 터키에서는 미국 이미지가 오히려 좋아졌으며 이스라엘에서는 트럼프의 중동정책에 대한 긍정 평가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스라엘 응답자 중 62%가 트럼프의 중동 정책에 신뢰를 보였고 우파 성향 유권자(93%)와 유대인(73%)의 지지율이 높았다.

정치 성향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인식 차이도 뚜렷했다. 유럽 국가들의 경우 극우 정당 지지자일수록 트럼프에 대한 신뢰가 높았으며 독일에서는 ‘독일을 위한 대안(AfD)’ 지지자 56%가 트럼프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반면, AfD를 부정적으로 보는 응답자 중에서는 이 비율이 8%에 불과했다.

이같은 경향은 브라질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자유당,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 아르헨티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자유진보당, 한국 윤석열 전 대통령이 소속됐던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성별 격차도 확인됐다. 조사에 참여한 17개국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트럼프를 더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과 자질에 대한 평가에서는 ‘복잡한 문제를 이해한다’(중앙값 41%), ‘외교적이다’(41%), ‘대통령 자격이 충분하다’(39%)는 긍정 응답이 일부 있었으나,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 부정적 평가가 우세했다. 2017년 첫 임기 당시보다 ‘대통령 자격이 충분하다’고 보는 응답자는 일부 국가에서 증가했지만 여전히 소수에 머물렀다.

이와 함께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비교도 진행됐다. 이 가운데 마크롱에 대한 신뢰도가 46%로 가장 높았으며, 트럼프는 시진핑보다 다소 높은 평가를 받았고, 푸틴은 가장 낮은 16%의 신뢰도를 기록했다.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평가도 양분됐다. 미국 민주주의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응답은 50%,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6%였다. 미국의 정당 간 갈등이 심각하다는 응답은 중앙값 62%에 달했으며, 호주, 캐나다, 독일, 스웨덴에서는 80% 이상이 이같이 응답했다.

경제력에 대한 평가에서는 미국이 세계 최강 경제국이라는 인식이 8개국에서 우세했으나 12개국에서는 중국이 더 우세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미국이 우세하다는 응답 비율은 2023년 조사 대비 8개국에서 감소한 반면, 중국은 10개국에서 증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