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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트럼프 금리인하 압력에도 4.25% 유지 전망...달러 급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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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트럼프 금리인하 압력에도 4.25% 유지 전망...달러 급락 우려

오는 18일 FOMC 결정 앞두고 '미국 매도' 거래 가속화 가능성 제기
트럼프 정부의 금리인하 요구에도 신중한 연준, 미국 워싱턴DC에서 연방준비제도 건물이 보인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정부의 금리인하 요구에도 신중한 연준, 미국 워싱턴DC에서 연방준비제도 건물이 보인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금리인하 요구에도 신중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성급한 완화 정책이 미국 달러 급락과 '미국 매도' 거래를 촉발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면서다. 시킹알파는 지난 13(현지시각) 보고서에서 "연준이 금리 인하에 우호적인 신호를 조금이라도 보낼 경우 미국 달러는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오는 18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방기금금리를 현행 4.25~4.50%로 그대로 유지할 확률을 거의 100%로 보고 있다. 연준은 또한 업데이트된 경제전망 요약본을 발표하며, 시장에서는 올해 12월까지 2차례 인하를 통해 3.9%로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12월 연방기금 금리가 3.85%인 연방기금 선물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 재정 위기 속 정치 압박 가중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무감각한 사람"이라고 비판하며 "금리에 대해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다만 연준 의장을 해고하려고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학박사 밴스 부통령도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는 것은 잘못된 통화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압박의 배경에는 미국의 심각한 재정 상황이 자리잡고 있다. 부채와 적자가 증가하자 재무부 채권과 채권에 대한 이자율이 높아졌고, 이자 지급이 지속 불가능해졌다. 보고서는 "지급된 이자는 이미 국방과 메디케어에 대한 지출보다 높다""미국의 재정 상황이 지속 불가능해지고 있으며, 그 결과 국채의 등급이 강등됐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연준이 정치 압력에 굴복해 인플레이션 상승에 직면하여 단기 금리를 인하한다면,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닻을 잃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명목 장기 금리가 급등하게 되고, 해당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액이 높아져 재정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준은 양적완화(QE·채권 매입)를 통해 장기 금리의 상한선을 정할 수 있지만, 이는 실질금리를 근본적으로 제로 또는 마이너스로 떨어뜨리게 된다. 보고서는 "이는 결국 외국인들이 미국 국채를 쏟아내면서 미국 달러화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 완전한 연착륙 달성했지만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현재 10년물 명목 수익률은 4.37%, 물가연동채권(TIPS) 실질수익률 2.09%와 기대 인플레이션 2.28%를 합한 수준이다. 명목 수익률에 상한선을 두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급등함에 따라 실질화가 마이너스로 밀려날 수 있다.

경제 지표만 보면 연준의 금리 인하 여건은 무르익었다. 분기별 연환산 핵심 소비자물가지수(CPI)2.07%,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디플레이터는 2%로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에 도달했다. 실업률도 4.2%로 여전히 완전고용 상태이며, 일자리 창출은 견조하지만 둔화되고 있다. 보고서는 "연준은 완전한 연착륙을 이뤘으며,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수준이 여전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연준은 금리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현재 경제 데이터는 뒤처져 있으며, 여전히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연준은 최근 시행된 관세, 이민, 정부효율부(DOGE) 같은 정책의 순 효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는 성장을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이러한 정책들은 여전히 "확정된" 것이 아니며, 궁극적으로 관세 정책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과 대량 추방의 정도가 존재한다. 또한, 현재 상원에 계류 중인 "크고 아름다운 법안"의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데, 이 법안이 대량 추방을 가속화하고 재정 적자를 증가시킬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무엇보다도 중동은 이란 핵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벼랑 끝에 서 있다. 현재로서는 에너지 인프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국지전이 발발하고 에너지 인프라가 영향을 받는다면 유가가 급등하여 1970년대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 쇼크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매도' 거래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 매도' 거래는 미국 보호 정책 및 재정 불안정으로 인해 미국 국채를 포함한 미국 자산에서 자본이 유출되는 것으로 정의된다""연준의 섣부른 금리 인하는 자본 유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의 거시 환경을 감안할 때, 연준은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매우 높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으며, 성장에 대한 위험은 하방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위험은 상방에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연준은 좀 더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20253.9%의 경제전망요약(SEP) 목표치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식시장은 연준과 같은 위치에 있으며, 하드 데이터가 소프트 데이터를 확인하기 시작하고 스태그플레이션의 첫 번째 신호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해 연착륙의 완전한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어 위험은 하방으로 향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후임인 '그림자' 의장 지명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 달러의 취약성이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파월 의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옴에 따라 미국 달러의 취약성이 계속 커질 것이며, 이는 미국 달러 자산의 자본 유출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향후 12개월 동안 달러화 지수의 상당한 가치 하락을 예상한다"고 보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