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PRI "중국 100개 핵탄두 추가 제조, 미국 200개 현대화 핵탄두 배치"

SIPRI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가 퇴역 핵탄두 1000개를 차례로 해체함에 따라 전 세계 핵탄두 수는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핵탄두가 비축량에 들어가고 있어 비축량을 줄이거나 제한하는 조약이 없는 한 결국 이를 앞지르게 될 것이라고 SIPRI는 분석했다. 댄 스미스 SIPRI 국장은 "팬데믹 직전부터 진행되어 온 단계 변화에 서 있다"며 "새로운 핵무기 보유국인 북한과 90년대에 핵을 가지게 된 파키스탄, 인도를 포함해 모든 나라가 업그레이드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 9개 핵무장국 핵무기 현대화 가속
중국은 북부 사막과 산악지대에 350개의 새로운 발사 사일로를 짓고 있으며, 지난해 100개의 새로운 핵탄두를 조립해 600개에 이르렀다고 SIPRI는 밝혔다. 중국은 이 속도로 계속 늘려갈 것으로 보이며, 선제공격 금지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경고 시 발사 능력을 개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SIPRI는 분석했다.
북한은 가지고 있는 50개의 폭탄 말고도 40개의 폭탄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핵분열성 물질을 정제한 것으로 추정되며, 전술 핵무기를 곧 발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SIPRI는 전했다. 파키스탄 역시 핵분열성 물질과 핵무기를 비축하고 있어 앞으로 10년 동안 계속 늘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는 파키스탄에 대한 전통 초점을 중국까지 넓힘에 따라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을 수 있다고 SIPRI는 설명했다. 중국과 인도는 이제 평화 시에 미사일에 탄두를 배치해 탄두와 미사일을 따로 두지 않는 오랜 정책을 바꿀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은 핵탄두 비축량을 225개에서 260개로 늘리고 새로운 드레드노트급 핵 탑재 가능 잠수함을 만들고 있다. 프랑스도 핵 탑재가 가능한 3세대 잠수함을 만들고 공중 발사 순항 미사일을 설계하고 있다고 SIPRI는 전했다.
이스라엘은 기존 잠수함의 어뢰 발사관에서 핵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며, 가장 최근 잠수함은 수직 발사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SIPRI는 분석했다.
이들 나라가 가진 핵무기는 전체의 10%에 불과하다. 나머지 90%는 러시아와 미국이 가지고 있으며, 각각 1700개 이상의 핵탄두가 배치되어 있고 4521개가 보관되어 있다고 SIPRI는 밝혔다.
◇ 러시아 핵 독트린 확대...미국 200개 현대화 핵탄두 배치
미국은 핵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 잠수함, 폭격기를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 있다. 또한, 작년에 냉전이 끝난 뒤 1년 만에 가장 많은 200개의 '현대화한' 핵탄두를 배치했다고 SIPRI는 전했다.
러시아 역시 공중과 해상 기반 운반 시스템을 현대화하고 있으며, 벨라루스 땅에 핵무기를 배치했을 수도 있다. 지난해에는 핵 독트린을 확대했다고 SIPRI는 밝혔다.
이전에는 국가의 존재 자체가 위태로울 때 핵무기 사용이 승인되었다. 이제 러시아의 주권이나 영토보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있거나 주 국경을 넘는 '공중과 우주 공격 수단의 대규모 발사'가 있을 때 승인된다. 이러한 수단에는 무인 항공기가 포함되는데, 우크라이나는 종종 한 번에 수십 대씩 무인 항공기를 러시아로 발사한다.
SIPRI는 "러시아의 새로운 독트린은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의 문턱을 낮췄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썼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러시아 재래식 무기의 엇갈린 성과는 국가 안보 전략에서 러시아의 핵무기 의존도를 다시 확인하고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전 세계 군사비 2조 7000억 달러...10년간 37% 급증
SIPRI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세계 군사비 지출은 37% 늘어났으며, 지난해에만 9.4% 늘어난 2조 7000억 달러(약 3673조 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변화는 전 세계에서 재래식 무력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SIPRI는 "전체 사망자 수는 2023년 18만 8000명에서 2024년 23만 9000명으로 늘어났다"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위기, 미얀마와 수단의 내전, 에티오피아의 국가 무력 충돌 등 5개 주요 분쟁을 언급했다입니다.
미나 앨랜더 유럽정책분석센터(CEPA) 대서양 횡단 방위와 안보 프로그램 펠로우는 더 큰 핵 사거리, 화력, 정확성과 생존 가능성, 그리고 심해지는 재래식 충돌의 조합이 핵 확산에 대한 욕구를 부추긴다고 분석했다.
앨랜더 펠로우는 "이 상황은 유럽의 예상 밖 지역에서조차 핵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며 "'노르딕 폭탄'에 대한 아이디어는 스웨덴의 아침 라디오 주제가 되었고, 덴마크의 전 외무부 장관 예페 코포드는 최근 자체 핵무기를 가진 노르딕 방위 연합을 '꿈일 뿐만 아니라 전략 필요성'이라고 묘사했다"고 말했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지난해 발효된 미국과 양자 군사 협정을 맺어 미국이 자국 땅에 핵무기를 포함한 군대와 무기를 배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폴란드도 미국의 핵무기 공유에 열린 자세를 보인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SIPRI는 전했다.
한편 스미스 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안보 보장을 약화시키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상호방위 조항이 임의 수준의 국방비 지출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어떤 대응이 나오고 있는지는 매우 혼란스럽다"며 "한편으로는 '미국은 더 이상 믿을 수 있는 동맹국이 아니다'라는 아주 분명한 선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193개 유엔 회원국 중 178개국이 현재 포괄적 핵실험 금지 조약(CTBT)을 비준했다고 SIPRI는 밝혔다. 지난해 4개국이 모든 핵무기 금지를 목표로 하는 핵무기금지조약(TPNW)을 비준해 총 73개국이 되었다. 또 다른 25개국은 TPNW에 서명했으나 비준하지 않았다.
스미스 국장은 핵군축 노력의 배경에는 핵전쟁에서 이기는 나라는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핵 시대가 시작된 지 80년이 지났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핵전쟁을 일으킨다는 것은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