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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폰, 미국산 주장했지만 실제 생산지는 중국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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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폰, 미국산 주장했지만 실제 생산지는 중국 가능성 커

트럼프그룹이 출시한 스마트폰 ‘T1'. 사진=트럼프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그룹이 출시한 스마트폰 ‘T1'. 사진=트럼프그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한 트럼프그룹(Trump Organization)이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각) 공개한 스마트폰 ‘T1’이 미국산을 표방했지만 실제 생산은 중국 업체가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트럼프그룹은 전날 금색 외관의 스마트폰 ‘T1’을 발표하며 “미국에서 생산됐다”고 강조했지만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설계와 조립 모두 중국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프란시스코 제로니모 부사장은 “이 제품이 처음부터 자체 설계됐을 가능성은 없고 미국 내에서 조립하거나 전량 제조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CNBC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컨설팅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블레이크 프제스미키 역시 “미국산으로 홍보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중국의 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가 생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기관의 제프 필드핵 연구원은 “미국은 대규모 전자기기 조립을 위한 생산설비가 갖춰져 있지 않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부터 자국 내 제조 확대를 주장해왔다. 특히 애플에 대해서는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고 수차례 요구했으며 자국 내 스마트폰 제조 역량 강화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T1의 가격은 499달러(약 69만원)로 전문가들은 이같은 가격대에서 고성능 부품을 미국 내에서 모두 조달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T1은 6.8인치 AMOLED 디스플레이와 50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와 중국 BOE가 주요 공급처이며 카메라 이미지 센서는 일본 소니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대만 미디어텍 제품이 유력하며 퀄컴 칩을 쓸 경우에도 대만에서 제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메모리의 경우 미국 마이크론이 일부 공급할 수 있지만 이 역시 한국 삼성전자 등 해외 공급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필드핵 연구원은 “미국 내 일부 조립이 가능하더라도 전체 구성 요소는 여전히 해외 수입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T1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며 애플의 플래그십 모델인 ‘아이폰16 프로 맥스’보다 가격을 낮춰 중저가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CNBC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