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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직격탄에 일본 자동차 수출가 20%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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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직격탄에 일본 자동차 수출가 20% 급락

토요타 등 제조사들 가격 유지 위해 관세 비용 자체 흡수
5월 대미 수출액 24.7% 감소…업계 심리 5분기 만에 마이너스 전환
일본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
일본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시장 경쟁력 유지를 위해 관세 부담을 스스로 떠안으면서 수출 단가가 크게 하락한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일본 재무성이 18일 발표한 5월 무역통계에 따르면, 일본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 단가는 전년 동월 대비 21.7% 하락한 354만 엔을 기록했다. 수출 대수는 3.9% 감소한 10만2653대에 그쳤지만, 수출액은 24.7% 급감한 3634억 엔으로 집계됐다. 전체 대미 수출액도 11.1% 감소한 1조5100억 엔을 나타냈다.

이러한 수출 단가 하락세는 3월 1.5%, 4월 14.8%에 이어 3개월 연속 지속되고 있다. 일본은행의 기업재물가지수 역시 같은 추세를 보여, 5월 북미 승용차 수출가격이 엔화 기준 24.9%, 계약통화 기준으로도 18.9% 하락했다.

무역통계 담당 재무부 관계자는 "환율 영향도 있지만 하락폭이 그보다 훨씬 크다"며 "수출업체들이 조정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5월 엔화는 달러당 144엔 수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7.4% 강세를 보였지만, 이는 가격 하락폭을 모두 설명하지 못한다.
미국은 지난 4월 3일 자동차에 25% 추가관세를, 4월 5일에는 대부분 국가에 10% '상호적'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대응해 일본 자동차 업계는 판매가격 인상보다는 관세 비용을 자체 흡수하는 전략을 택했다.

토요타자동차는 당분간 미국 내 가격 유지 방침을 명확히 했다. 미야자키 요이치 부사장은 지난 5월 "단기적 관세 때문에 가격을 인상하는 무모한 대응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토요타는 일본 생산 차량의 대미 수출 수준도 유지할 계획이다.

다만 모든 업체가 같은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판매 차량의 절반을 일본에서 수출하는 스바루는 가격 인상에 나섰다.

NLI 연구소의 사이토 타로는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관세 인상을 가격 인하로 흡수했다"며 "그 영향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은 일본 자동차 업계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주 내각부와 재무부가 발표한 기업경제전망조사에서 4~6월 대기업 기업심리지수가 5분기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자동차 및 관련 부품 제조업이 마이너스 16.1로 급락해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G7 정상회담 계기 회담에서 관세 문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미국은 일본산 자동차를 대일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어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토추 연구소의 후카오 산시로는 "관세 협상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판매가격을 쉽게 조정하기 어렵다"며 "미국 시장에 의존하는 중형 자동차 제조업체에 사업환경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