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中 지방정부, 부채 상환 차원 특수목적채권 활용 확대 추세

글로벌이코노믹

中 지방정부, 부채 상환 차원 특수목적채권 활용 확대 추세

후난성과 윈난성, 장부 균형 위해 특수목적채권 펀드 활용
금융 위험 통제 강조 속 처음 시행…복잡한 삼각 부채 해결 과제
후난성이 중국에서 처음으로 특수목적채권의 수익금을 기업에 대한 정부 지급을 보증하는 데 사용하는 성이 되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후난성이 중국에서 처음으로 특수목적채권의 수익금을 기업에 대한 정부 지급을 보증하는 데 사용하는 성이 되었다. 사진=로이터
후난성이 중국에서 처음으로 특수목적채권의 수익금을 기업에 대한 정부 지급을 보증하는 데 사용하는 성이 되었다. 올해 200억 위안(27억8000만 달러)이 할당된 이번 조치는 중국이 금융 위험 통제를 강조하는 가운데 나온 첫 사례라고 20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내륙 지방인 후난성은 지난달 연간 회계 예산을 조정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건설 프로젝트에 배정되는 채권이 정부 체납금을 충당하는 데 사용되는 첫 번째 사례다. 수익금은 기존 투자 프로젝트의 적격 미지급 부채를 기준으로 분배될 것이라고 지난주 발행된 성 재무부 성명서에서 밝혔다.

국무부는 후난성 전역의 도시와 현이 진행 중인 건설을 완료하고 의무를 청산하며 재정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도록 지출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홍콩 항셍대학교 데이비드 웡 교수는 이번 조치가 "올바른 방향으로 한 걸음 내딛은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200억 위안에 달하는 이 금액은 지방정부 부채 규모에 비하면 "양동이 속의 한 방울"에 불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웡 교수는 "어떤 연체금이 우선적으로 처리될지 또는 어떤 기업이 실제로 지불금을 받게 될지는 불분명하다"며 "더 복잡한 문제는 이것이 단순히 '빚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얽히고설킨 삼각 부채의 복잡한 그물망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십자형으로 교차하는 의무 사슬은 많은 지역에서 상환 그림을 불투명하게 만든다고 웡 교수는 설명했다. "많은 경우, 지방정부는 국영기업을 통해 간접적으로 빚을 졌고, 국영기업은 다시 서로에게 빚을 지게 되었다. 일부 국영기업은 지방정부 및 민간기업과 순환 보증 및 교차 부채 관계에 관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후난성의 이번 할당은 중국이 정부가 기업에 빚진 것을 갚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중국의 부동산 부채 위기로 아파트가 미완성 상태로 남으면서 분노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6월 1일부터 시행되는 규정에서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와 국영기업에 다운스트림 비즈니스에 대해 적시에 지불하도록 명령하고 중소기업의 상환 기간을 2개월로 단축했다. 몇몇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지난주 60일 이내에 공급업체에 대금을 지불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6일에는 남서부 윈난성이 후난성의 전철을 밟아 올해 955억 위안의 특수목적채권 할당량 중 356억 위안을 지방 당국의 연체된 채무를 처리하기 위해 할당했다. 이로써 두 개 성이 특수목적채권을 부채 상환에 활용하는 첫 사례가 됐다.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까지 지방정부 총 부채는 47조5000억 위안에 달했다. 한편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연간 매출이 2000만 위안 이상인 공업 기업의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26조6000억 위안으로 증가했다.

웡 교수는 특수목적채권 할당이 순조롭게 이행된다 하더라도, 이 자금이 재정적으로 가장 어려운 민간기업에 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중앙정부는 국가 할당량 중 얼마가 체납금 상환에 사용될 것인지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글로벌 무역 신용 보험사인 코페이스가 지난주 발표한 주요 9개국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 본토는 신용으로 판매를 제공하는 기업의 비중이 가장 가파르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된 지불을 보고한 중국 기업의 거의 절반이 180일 이상의 매우 긴 지연을 경험했으며, 이는 종종 채무 불이행으로 끝났다.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지방 부채 문제와 기업 자금 경색 해결을 위해 기존 채권 발행 틀 내에서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부채 구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더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지방정부와 국영기업, 민간기업 간의 복잡하게 얽힌 부채 관계를 풀어내는 것이 중국 경제의 건전성 회복을 위한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수목적채권의 활용 확대는 단기적 해결책으로는 의미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