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서 "이란 주권 침해" 성토...러시아와 공동 휴전 결의안 추진
미국 "벙커버스터" 사용 이란 3곳 타격...중동 긴장 고조 속 지정학적 대립 심화
미국 "벙커버스터" 사용 이란 3곳 타격...중동 긴장 고조 속 지정학적 대립 심화

푸콩 중국 유엔 대사는 22일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미국이 이란의 주권을 침해하고 중동의 긴장을 악화시켰으며 국제 핵 비확산 체제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밝혔다.
푸 대사는 "국제사회는 정의를 수호하고 상황을 진정시키며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일방적 군사행동에 대한 중국의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공격은 B-2 항공기에서 GBU-57 대규모 병기 관통 폭탄을 사용해 이란의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핵시설을 겨냥한 복잡한 작전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이번 공격으로 중동 정세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러시아의 바실리 네벤쟈 유엔 대사는 더욱 직설적으로 "러시아는 미국이 저지른 무책임하고 위험하며 도발적인 행동을 가장 단호한 용어로 규탄한다"며 "워싱턴은 다시 한 번 국제사회에 대한 완전한 경멸을 보여주었다"고 강력 비난했다.
중국과 러시아, 파키스탄은 공동으로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초안을 회람하고 23일 저녁까지 유엔 회원국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아랍 뉴스에 따르면 이 결의안은 "모든 다자간 및 일방적 제재를 완전히 해제하는 대가로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핵 프로그램의 배타적인 평화적 성격을 보장하는" 합의를 요구하고 있어 서방의 반발이 예상된다.
푸 중국 대사는 4개 항으로 구성된 계획을 통해 휴전과 민간인 보호, 대화 의지, 안보리의 보다 강력한 조치를 촉구했다. 38년간 중국 외교 정책 분야에서 활동한 노련한 외교관인 푸 대사는 "중국은 중대한 위기 앞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목요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대해 논의했으며, 중국 외교부는 이란에서 약 1800명의 중국인과 이스라엘에서 수백 명의 대피를 조율했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은 자국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도로시 셰이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40년 동안 이란 정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죽음을 요구해왔으며, 이웃 국가와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에 끊임없는 위협을 가해왔다"며 "마침내 미국이 동맹국을 방어하고 우리 국민과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 단호하게 행동해야 할 때가 왔다"고 정당화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지지에 대해 과도한 찬사를 보냈다. 대니 다논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다른 나라들이 하지 않을 때 행동해준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며 "어젯밤 미국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용기와 도덕적으로 행동했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이스라엘이 트럼프에게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컨설팅 회사 시그넘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앤드류 비숍은 트럼프가 이스라엘에 대해 "의지가 약했다"며 "이스라엘은 이제 이란에 대한 초기 공격과 가자지구에서의 휴전을 거부하는 것과 같은 몇 가지 움직임을 추구해 왔는데, 그는 그것을 원하지도 않았고 막지도 않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란의 보복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라시아 그룹은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가 단거리 탄도 미사일에 취약하기 때문에 미군 기지가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셰이 미국 대사는 이란이 이 지역의 미군이나 기지를 공격한다면 "파괴적인 보복"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란 정권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