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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정권교체 가능성 언급…美 정부 기조와 엇갈린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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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정권교체 가능성 언급…美 정부 기조와 엇갈린 발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정권교체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이하 현지시각)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더라도 이란 정권이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왜 정권교체가 없겠느냐”고 썼다. 그는 “MIGA(이란을 다시 위대한 나라로)!”라는 표현도 덧붙였다.

이는 이란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공습 이후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이 직접 정권교체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그간 정부 당국자들이 일관되게 밝혀온 입장과도 어긋나는 언급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JD 밴스 부통령 등 다른 고위 관료들이 밝힌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과 배치된다.

밴스 부통령은 NBC방송과 인터뷰에서 “정부의 입장은 분명하다. 우리는 이란 정권의 교체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사태를 더 확대하려는 것이 아니라 핵 프로그램을 종료시키고 장기적 합의를 이끌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도 “이번 군사 작전은 무제한 전쟁이 아니며 핵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란과 전쟁 중인 이스라엘은 사실상 정권교체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일련의 인터뷰에서 이란 체제의 붕괴 가능성을 시사했고 이스라엘군은 테헤란 상공에서 공군 주도권을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미국 측은 이같은 움직임에 거리두기를 유지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 15일 이란과 이스라엘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합의”를 하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이란 내부 결집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까지 이란 내부에서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나 정권 위협으로 해석될 만한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국기 아래 결집’ 현상처럼 체제에 비판적인 이란인들조차 외부 공격 앞에서는 일시적으로 정권을 지지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또 다른 게시물에서 “이란 핵시설은 매우 정확하게 타격됐으며 피해는 막대하다”고 자평하면서, 폭격을 수행한 B-2 폭격기들이 36시간 비행 후 미주리 기지로 복귀했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