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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농가 '시름' 깊어진다…中, 무역 전쟁 속 농산물 공급처 다변화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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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농가 '시름' 깊어진다…中, 무역 전쟁 속 농산물 공급처 다변화 '가속'

5월 對美 농산물 수입 43% 급감…쇠고기·수수·옥수수 등 90% 이상 '폭락'
"중국 수요 변화 되돌리기 어려워…관세 휴전에도 브라질 등 대체 공급망 굳건"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해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이 지난 5월 급감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해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이 지난 5월 급감했다. 사진=로이터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해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이 지난 5월 급감했으며, 전문가들은 중국의 식량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이 '되돌리기 어렵다'고 진단하며, 미국의 주요 농업 수출 시장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무역 전쟁으로 촉발된 중국의 수요 변화와 미국과의 관계에 대한 장기적인 불확실성은 글로벌 공급망, 특히 중국이 오랫동안 핵심 수출 시장이었던 미국 농업 부문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24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최신 중국 해관총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의 미국 농산물 바구니 수입은 가치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이상 급감했다. 미·중 관세 전쟁의 여파로 여러 품목의 선적이 사실상 전면 중단된 상태다.

특히 미국산 뼈 없는 신선 쇠고기와 식용 수수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97% 이상 감소했으며, 옥수수와 빗질하지 않은 면사 수출량은 각각 93%와 94% 이상 감소하는 등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미국산 냉동 쇠고기 수입은 약 절반으로 줄었으며, 냉동 및 보존 닭고기 여러 품목은 60% 이상 감소했다.
중국은 지난 3월 초부터 미국 농산물에 10~15%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펜타닐 관련 문제로 모든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기로 한 워싱턴의 움직임에 대한 보복 조치였다.

지난 4월, 양측은 일련의 속사포 보복 관세 인상을 통해 서로의 상품에 대한 관세를 100% 이상 끌어올렸으며, 5월 중순에 대부분의 추가 관세를 축소하기 위한 임시 '무역 휴전' 협상에 합의했다.

그러나 부과된 관세 수준은 역사적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여전히 높으며, 미중 무역의 미래 궤적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고, 양국은 아직 교착 상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영구적인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오리건주 윌라멧 대학의 경제학과 량옌(Liang Yan) 교수는 중국의 보복 관세가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직접적으로 감소시켰다"고 지적하며, 무역 전쟁으로 촉발된 불확실성은 장기적으로 더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량 교수는 "잠재적인 장기 무역 긴장에 대한 기대와 공급업체 전환의 용이성은 관세 휴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중국의 대미 수입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두는 무역 데이터에서 보기 드물게 '밝은 부분'이었다. 5월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량은 물량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6% 증가했다. 그러나 량 교수는 이러한 회복세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 임기 동안 중국을 겨냥해 관세를 부과한 후 중국은 대두 구매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서 브라질로 이전하는 것으로 대응했으며, 이번에도 비슷한 조정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량 교수는 "일단 새로운 공급업체가 확보되면 이를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량 교수는 중국과 미국이 농산물 구매를 포함한 광범위한 무역 협정에 합의할 경우 미국산 대두에 대한 중국의 수요가 보다 광범위하게 회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중국 정부가 아마도 기업들이 미국에서 더 많이 수입하도록 지시하거나 장려할 것"이라고 그녀는 지적했다.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첫 5개월 동안 중국의 미국 농산물 수입액은 78억 4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미국은 오랫동안 중국 농산물 수입의 주요 공급원이었다.

지난해 중국은 중국의 대두 수입량의 21%, 옥수수 수입량의 15%, 밀 수입량의 17.3%, 수수 수입량의 65.7%를 미국에서 수입했다. 관세 전쟁의 장기화는 미국 농가에 지속적인 어려움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의 공급망 다변화 노력은 쉽게 되돌릴 수 없는 새로운 현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