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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휴전에도 美 농가 '시름'… 對중국 대두 수출 '제로', 돼지고기는 '반짝'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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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휴전에도 美 농가 '시름'… 對중국 대두 수출 '제로', 돼지고기는 '반짝' 회복

무역 전쟁 장기화, 美 주요 수출품에 '지속적 피해' 우려… 中, 수입 다변화 가속화
트럼프 1기 '1단계 합의' 무색… 中, 美 식량 의존도 낮추고 브라질 등 대체 공급처 확보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전쟁'이 일시적인 휴전 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량은 5월 초 이후 '제로'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전쟁'이 일시적인 휴전 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량은 5월 초 이후 '제로'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전쟁'이 일시적인 휴전 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량은 5월 초 이후 '제로' 상태를 지속하며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이는 무역 전쟁이 미국의 핵심 수출 품목에 지속적인 피해를 입혔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반면, 한때 수입량이 0으로 급락했던 미국산 돼지고기는 최근 소폭의 회복세를 보이며 대조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수년간 미국 농산물의 중요한 시장이었으며, 미국 농부들은 2024년에만 중국에 128억 달러 이상의 대두를 수출하는 등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얻어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초 중국을 상대로 전례 없는 무역 전쟁을 선포하고, 양측이 서로의 상품에 대해 100%가 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보복 조치를 이어가면서 양국 간 교역은 사실상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중 무역에서 가장 중요한 수출 품목 중 하나였던 미국산 대두와 돼지고기의 중국 수입량은 4월 초부터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하여 5월 초에는 완전히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다. 지난 5월 12일 양측이 무역 전쟁 완화를 위한 임시 합의안을 발표한 이후 며칠 동안 미국의 대중국 돼지고기 수출은 회복 조짐을 보였다.
5월 15일 현재 실제 선적량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신규 주문량은 4월 이전 수준에 가깝게 반등하며 희망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 하지만 같은 날짜를 기준으로 미국의 대중국 대두 수출은 여전히 '0'을 기록하고 있으며, 신규 구매 거래 또한 전무한 실정이다.

미국 농부들에게는 이번 무역 전쟁이 중국의 오랜 '미국산 대두 탈피 및 수입 다변화' 노력을 더욱 가속하여, 미국산 대두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동안 중국은 미국과 '1단계 무역 합의'를 체결하며 향후 몇 년 동안 수백억 달러 규모의 미국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은 미국 식량 수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시작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중국 당국은 대규모 대두 수입 수요를 줄이기 위해 국내에서 더 많은 대두를 재배하고 동물 사료 부문의 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몇 년 전 미국을 제치고 중국의 최대 대두 공급국으로 부상한 브라질과도 콩과 식물 구매를 늘리는 계약을 체결하며 수입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두와 돼지고기는 지난 3월 중국이 펜타닐 문제에 조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이 중국 제품에 20%의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이 즉각적으로 10%의 보복 관세를 부과한 첫 번째 미국산 제품군에 속한다.

미국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4월 3일로 끝나는 주간에는 여전히 34만 톤 이상의 미국산 대두를 구매했지만, 5월 1일로 끝나는 주에는 6만 8천 톤으로 급감했고, 그 다음 주에는 '0'으로 떨어졌다.

돼지고기 산업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4월 초까지만 해도 미국은 매주 수천 톤의 돼지고기를 중국에 수출했지만, 중국 구매자들이 1만 2천 톤 이상의 주문을 취소하면서 무역 전쟁으로 인한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팬데믹 발생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주문 취소였다. 5월 1일로 끝나는 주까지 중국으로의 돼지고기 선적량은 24톤으로 급감했고, 그 다음 주에는 '0'을 기록했다. 관세 휴전 이후 중국의 구매량은 5월 15일로 끝나는 주에 200톤으로 소폭 회복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미국 돼지고기 농가들에게는 다행스럽게도, 4월 마이너스 영역으로 곤두박질쳤던 신규 주문량이 지난주 7,838톤으로 급증하며 무역 전쟁 이전 수준에 거의 근접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돼지고기 소비국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미국 돼지고기 수출 시장이다. 2024년 중국은 미국산 70,153톤을 포함하여 총 107만 톤의 돼지고기를 수입했다.

같은 해 중국의 대두 수입량은 사상 최고치인 1억 500만 톤을 기록했으며, 이 중 21%는 미국에서 수입된 물량이었다. 관세 휴전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않는 대중국 대두 수출은 미국 농가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으며, 무역 전쟁의 장기화가 미국 농업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