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주요 대형은행들이 올해 연방준비제도의 연례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들 은행은 향후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을 추진할 여력이 커질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오는 28일 22개 대형은행을 대상으로 한 올해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발표한다. 올해는 실물경제 충격을 가정한 시나리오가 완화된 데다 평가 방식도 다소 유연해지면서 은행들의 전반적인 성적이 좋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테스트는 지난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제도로 은행들이 극심한 경기 침체 상황에서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다. 결과에 따라 은행들은 향후 지급 가능한 배당금 규모와 자사주 매입 계획을 조정할 수 있다.
◇ 시나리오 완화·규제 환경 변화가 관건
비벡 주네자 JP모건 애널리스트도 “규제 완화 기조에 따라 자본 요건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들 은행은 평균 3% 수준의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월가에서는 이 같은 규제 완화 움직임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과도 맞물린 흐름이라고 보고 있다. 레이먼드 제임스는 보고서에서 “트럼프 2기 하에서는 스트레스테스트가 덜 ‘스트레스풀’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 개별 은행별 희비 엇갈릴 수도
제프리스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대표적으로 자본완충요건 개선이 기대되는 은행으로 꼽았다. 이들 은행은 지난해 높은 리스크로 인해 요구 자본비율이 상향 조정됐었다.
반면, 씨티은행과 M&T뱅크는 이번 테스트에서 소폭의 자본 요건 상승이 예상된다. 키프브뤼엣앤우즈는 “이들 은행은 전반적인 시장 여건에 따라 일부 보수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 스트레스테스트 개편 추진…투명성 높아질 듯
한편, 연준은 지난 4월부터 스트레스테스트 체계 전반에 대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에는 테스트 결과를 단일 수치가 아닌 평균값으로 제시하고 평가 방식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해 은행들이 연준의 내부 기준을 예측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벳시 그래섹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이는 은행과 규제당국 간 평가 기준을 정렬하고 ‘블랙박스’처럼 느껴졌던 기존 방식에 대한 불신을 완화할 수 있는 중요한 변화”라며 “일부 개편은 올해부터 적용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 발표는 미국 경제의 회복 탄력성과 더불어 금리, 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대한 연준과 은행권의 대응 전략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