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한 직후에도 미사일 공방이 이어지면서 중동 지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군사작전 중단을 강하게 경고하며 사실상 직접 개입에 나섰다.
24일(현지시각)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란은 전날 카타르 알우다이드 미군 기지를 미사일로 타격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는 이스라엘 남부 도시 베르셰바를 겨냥한 추가 공격을 감행했다. 이로 인해 최소 4명이 숨지고 수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은 이를 휴전 위반으로 간주하고 테헤란 중심부를 겨냥한 대규모 보복 공습을 준비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정권의 핵심 거점을 강력히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 트럼프, 공개적으로 이스라엘 공습 제동
트럼프는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전투기는 되돌아가 이란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하며 철수할 것”이라며 “휴전은 유효하다. 누구도 다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이러한 미국의 제동에 불만이 나오고 있다. 집권 리쿠드당 소속 국회의원인 단 일루즈는 “정부가 체결해야 할 유일한 합의는 이란의 항복문서”라고 주장하며 휴전 반대 입장을 밝혔다.
◇ “휴전 수용했지만 믿지 않는다”…이란도 강경한 입장
이란은 최고국가안보위원회를 통해 휴전 동의 입장을 공식화했지만 성명에서는 “이스라엘을 신뢰하지 않으며 방아쇠에 손을 얹고 있다”고 밝혀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카타르 외교당국은 이란과 미국 사이를 중재하며 갈등 완화를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교장관은 “우리는 이란과 직접 접촉해 휴전 의사를 확인했고 미국의 요청으로 조율에 나섰다”고 밝혔다.
알자지라는 “트럼프 대통령도 카타르의 중재 노력을 높이 평가했으며 이는 카타르 외교의 또 다른 성과”라고 전했다.
◇ ‘지역전 확산 차단’이 우선…트럼프의 전략적 구상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이스라엘에 ‘폭격 중단’을 명령한 배경에는 중동 내 전면전 확산을 막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정치 분석가 오리 골드버그는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작전 목표를 달성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상 트럼프에 의존해 철군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트럼프는 이번 사태를 자신의 외교 성과로 만들기 위해 전면전을 피하려 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인도-파키스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왔다. 올해 1월에는 가자지구 전쟁의 일시적 휴전 성사도 자신이 중재했다고 주장했지만, 이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일방적으로 공격을 재개하면서 수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