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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아프가니스탄 북부에서 中과의 유전 거래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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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아프가니스탄 북부에서 中과의 유전 거래 취소

카불 정권, 느린 진전으로 첫 번째 주요 투자 프로젝트 종료
계약 의무 위반 혐의로 5억4000만 달러 규모 석유 추출 협정 해지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 취소가 중국-아프간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양국이 중요한 상호 이익에 묶여 있다고 말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 취소가 중국-아프간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양국이 중요한 상호 이익에 묶여 있다고 말한다. 사진=로이터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부가 계약 의무 위반 혐의로 중국 기업과 맺은 2년 된 석유 추출 및 개발 계약을 해지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는 카불 정권이 직면한 경제적 어려움의 징후로 해석되고 있으며, 중국-아프간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하마윤 아프간 광산석유부 대변인은 지난주 X 게시물에서 "광산석유부와 아프친 컴퍼니 간에 25년 동안 체결된 아무다리야 유전 탐사 및 생산 계약이 계약자의 반복적인 계약 의무 위반으로 인해 종료됐다"고 밝혔다.

2023년 카불은 아프가니스탄 북부 아무다리야 분지에서 석유를 추출하기 위해 신장 중앙아시아 석유가스회사(CAPEIC)와 5억4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2021년 8월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이후 첫 대규모 외국인 투자 계약으로 기록됐다.

협정에 따라 탈레반 정권은 아프가니스탄 국영 아프간 석유가스회사(20%)와 CAPEIC(80%)가 새로 설립한 합작회사 아프친에 라이선스를 부여했다. 추출 지역은 파리압, 조즈잔, 사리풀 지방에 위치해 있다. CAPEIC는 첫해에 최소 1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3년 후에는 5억4000만 달러로 늘리며, 3000명의 아프가니스탄 시민을 고용하겠다고 약속했다.
2023년 1월 서명식에서 샤하부딘 델라와르 광물석유부 장관 대행은 "아프가니스탄은 지난 50년 동안 어떤 외국과도 이렇게 큰 경제 협정을 체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마윤 대변인은 "중국 기업이 합의에 따른 투자를 연기했다"며 "로열티 미지급, 불충분한 내진 조사, 현지 인프라 프로젝트 연기"로 프로젝트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계약이 종이 한 장에 남을 것이라고 분명히 들었다"며 "3년 이내에 전체 조사, 석유 발견 및 생산의 모든 단계를 완료해야 했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전 정보문화관광부 차관 자르다쉬트 샴스는 "이번 계약은 순전히 저조한 성과와 계약 이행 능력에 기인하지만, 탈레반과 중국의 광범위한 관계, 특히 경제적 유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샴스는 "2021년 8월 이후 탈레반은 중국에 대해 전례 없는 온기를 보였고 무역, 투자, 재정 지원 측면에서 다소 과장된 기대를 했다"며 "탈레반은 중국을 미국의 대안으로 눈여겨봤지만, 중국은 결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을 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출신 학술 연구자 우바이둘라 부르하니는 계약 취소가 "중국-아프간 관계에 심각한 균열을 일으킬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그는 "양측은 특히 아프가니스탄이 급박한 경제적 및 인프라적 필요성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중요한 상호 이익에 묶여 있다"고 설명했다.

부르하니는 중국 투자의 느린 진전이 아무다리야 유전 프로젝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7년 중국 기업이 수주한 메스 아이낙 구리광산 계약을 언급하며 "수년간 중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독점적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정책을 추구해왔지만 대부분 휴면 상태"라고 말했다.

계약 취소에도 불구하고 탈레반은 외교적으로 중국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마울비 압둘 살람 하나피 부총리는 이달 초 중국 쿤밍을 방문해 일대일로 구상에 대한 카불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양국 간 협력 강화 희망을 표명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