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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쇠퇴의 진짜 이유는 中 아닌 '자국 원칙' 퇴보"… '자승자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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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쇠퇴의 진짜 이유는 中 아닌 '자국 원칙' 퇴보"… '자승자박'

트럼프 행정부, 보호무역주의·정부 개입 확대… 한때 '위대함' 이끈 가치 스스로 훼손
中, 점진적 개방·시장 주도 성장 '지속'… 美 모델 따르던 국가 '공격'하는 아이러니
2021년 6월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공연에서 고(故) 덩샤오핑(鄧小平)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이 스크린에 담겨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1년 6월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공연에서 고(故) 덩샤오핑(鄧小平)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이 스크린에 담겨 있다. 사진=로이터
수년 동안 워싱턴의 지배적인 내러티브는 미국의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 중국을 비난해 왔다. 중국이 일자리를 훔치고, 시장을 조작하며, 불공평하게 행동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하지만 과연 중국이 문제의 근본 원인일까? 진정한 문제는 미국 내부에 있는 것은 아닐까?

진실은 불편하지만 명확하다.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입지를 잃고 있는 것은 중국의 부상 때문이 아니라, 한때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었던 바로 그 원칙들로부터 스스로 멀어졌기 때문이라고 2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개방된 시장, 글로벌 참여, 제한된 정부 간섭과 같은 원칙들은 역설적이게도 중국이 최근 수십 년 동안 보다 일관되고 신중하게 수용해 온 가치들이다. 공개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미국이 오히려 자국의 경쟁력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우연히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이 된 것이 아니다. 그 부상은 인재 유치, 자본 투자, 혁신 장려, 그리고 글로벌 무역에 대한 개방성이라는 확고한 토대 위에 구축되었다. 20세기 대부분의 기간 동안 미국은 자유 시장이 성취할 수 있는 것의 빛나는 사례였다. 기업가들은 힘을 얻고, 경쟁은 번성했으며, 정부는 플레이어가 아닌 공정한 심판 역할에 충실했다.
그러나 오늘날 그 모델은 무너지고 있다. 정치적 기능 장애, 단기적인 포퓰리즘, 보호무역주의적 본능은 미국을 성공의 원동력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다. 산업 정책은 과거의 복수심에 사로잡혀 돌아왔다. 보조금, 관세 및 투자 제한이 이제는 정상적인 정책 수단이 되었다. 심지어 '자유 무역'이라는 용어조차 정치적으로 금기시되는 독이 든 단어가 되었다.

한편, 오랫동안 중앙계획경제로 치부되어 왔던 중국은 미국이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폐쇄하는 동안에도 서서히 그리고 꾸준히 자유화, 개혁, 개방을 추진해 왔다. 덩샤오핑 시대 이후 중국의 경제적 성장은 '개혁과 개방이 곧 성장'이라는 단순한 공식에 의해 강력하게 추진되었다. 물론 이러한 접근 방식이 완벽하지는 않다.

규제의 예측 불가능성과 정치적 제약이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경제에서 정부의 역할을 줄이고, 민간 기업을 위한 공간을 창출하며, 글로벌 시스템과 통합한다는 일반적인 방향성은 분명하다.

그 결과는 명확하다. 중국은 수억 명의 인구를 가난에서 벗어나게 했고, 기술, 제조업 및 물류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민간 부문 거대 기업들이 부상했다.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도 외국인 직접 투자가 증가했으며, 중국은 이제 글로벌 브랜드에게 없어서는 안 될 거대한 국내 시장이 되었다.

더욱 분명한 사실은, 비록 때로는 필요에 의해서이긴 하지만, 중국이 후퇴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순 외국인 직접 투자의 급격한 감소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네거티브 리스트'를 축소하고, 자유무역지대를 설립하며, 여행자에게 무비자 접근을 제공하고, 글로벌 기업을 위한 자본 시장 접근을 개선하는 등 개방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아이러니하고 비극적인 것은 미국이 스스로 핵심 가치에서 후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미국은 한때 자신이 옹호했던 궤적을 따르고 있는 하나의 주요 국가인 중국을 공격하고 있다.

중국의 개발 모델은 미국과 완전히 다르지만, 시장 주도 성장, 인프라 투자, 실행에 대한 편향, 장기 비전 등 미국의 DNA를 가장 많이 공유하고 있다. 중국을 경제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사실상 미국의 과거 모습을 공격하는 것과 같다. 즉, 야망과 시장 논리에 힘입어 부상하는 국가를 공격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을 낭만적으로 묘사하거나 중국의 결점을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 중국의 행보가 미국이 한때 믿고 실천했던 것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중국이 아니다.

그것은 스스로 부과한 침체다. 그것은 개방성의 포기, 경제의 정치화, 그리고 자유 기업에 대한 신뢰의 침식이다. 이는 성공에 대한 불신이 쏟아지고, 기업가 정신이 처벌받으며, 전 세계적인 참여가 기회가 아닌 위협으로 간주되는 문화적 변화다.

중국의 지속적인 부상이 미국이 망했다는 증거는 아니다. 그러나 이는 경제적 위대함이 근본적인 원칙에 대한 일관성, 명확성, 그리고 확신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상기시켜준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를 이끌 수 있는 제도, 인재,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공포에 기반한 정책 결정과 경제적 자기 파괴 행위의 길을 계속 걷는다면 그렇지 못할 것이다. 글로벌 리더십은 제로섬 게임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존경하고 따르고 싶어 하는 모델을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중국은 여전히 개혁과 개방을 통해 시장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을 줄이고 있다. 반면 미국은 후퇴하고 폐쇄하며 정부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것이 진짜 이야기이며, 중국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