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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로 미국 차값 15% 폭등 예고...GM 한 대당 2200달러 추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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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로 미국 차값 15% 폭등 예고...GM 한 대당 2200달러 추가 부담

수입차·부품 25% 관세 시행 시 판매량 20% 급감 전망...7월 9일까지 유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정책이 전 세계 자동차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정책이 전 세계 자동차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정책이 자동차 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7(현지시각)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트럼프의 정책이 본격 시행될 경우 자동차 가격이 최대 15% 오르고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최대 20%까지 급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상호 관세와 232조 세금을 철강과 알루미늄에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철강 생산은 국가 및 경제 안보에 필수"라고 밝혔다. 다만 대통령은 업계의 집중 로비 끝에 부품 관세 부과를 수정해 업계가 공급망을 본국으로 옮길 수 있도록 2년의 시간을 주었고, 상호 관세도 오는 79일까지 연기해 각국이 협상할 시간을 벌었다.

배런스는 제너럴모터스(GM)를 예로 들어 관세 정책의 파급 효과를 분석했다. GM은 지난해 북미에서 자동차 판매로 약 1600억 달러(21832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145억 달러(197800억 원)의 이익을 냈는데, 제안된 관세 때문에 약 250억 달러(341100억 원)의 비용이 늘어 이익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GM은 현재 관세 때문에 분기당 약 15억 달러(2460억 원), 즉 판매 차량 한 대당 약 2200달러(300만 원)의 타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 자동차 업계, 미국 내 생산 확대로 대응


자동차 업계는 관세 충격에 대비해 미국 내 생산을 대폭 늘리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절반이 미국 국내에서 조립되고 있으며, 주요 제조업체들의 미국 생산 비율은 포드모터 80%, 혼다모터 65%, GM 58%, 스텔란티스 56%, 토요타모터 50%, 현대자동차 35% 수준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3월 미국 조지아주 사바나 공장의 생산 확대를 위해 90억 달러(1228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 호세 무뇨스 최고경영자는 관세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현지화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는 관세를 상쇄하기 위해 미국 내 모든 라인업의 가격을 1%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GM은 미시간주 오리온 조립 공장, 캔자스주 페어팩스 조립 공장, 테네시주 스프링 힐 매뉴팩처링에 40억 달러(54500억 원)를 투자해 약 30만 대의 생산량을 미국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UAW(전미자동차노조) 숀 페인 위원장은 "우리 공장에는 여유 생산 능력이 있으며 자동차 회사들은 쉽게 좋은 노조 일자리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는 업계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온타리오에 본사를 둔 마그나 인터내셔널은 28개국에 340개 이상의 제조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마그나의 캐시 워든 운영 부사장은 "이러한 국경을 넘나드는 협력은 우리 업계에서는 흔한 일"이라며 "안정된 무역 관계와 효율적인 물류가 자동차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현대 자동차를 만드는 전체 공급망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 차값 폭등에 중국 업체 진출 가능성도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투자자들도 자동차 부문을 기피하고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 중 포드에 대해 매수 또는 이에 상응하는 등급을 매긴 비율은 15%에 불과하고, 스텔란티스는 27%, GM48%에 그쳤다. 이는 S&P 500 지수 포함 주식의 평균 매수 평가 비율 55%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Cars.com 의 데이비드 그린 산업 및 시장 분석 책임자는 관세 정책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때 3만 달러(4000만 원) 미만의 신차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저비용 제조의 소비자 이익은 그저 창밖으로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Cars.com 은 올해 초부터 멕시코산 차량의 평균 가격이 약 1100달러(150만 원) 올랐다고 추산했다.

완전한 미국산 차량을 만드는 비용이 1만 달러(1360만 원) 이상 쉽게 오를 수 있어, 이는 자동차 전체를 수입하는 데 따른 벌금을 상쇄하기에 위험할 정도로 높다는 것이다. 포드 짐 팔리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부품, 심지어 외국 부품도 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 존 머피 애널리스트는 관세 때문에 BYD나 볼보의 모회사인 지리자동차 같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미국에 진출하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머피는 "미국에 있는 중국 제조업체가 미국에서 부품을 조달하고 미국인을 고용하며 모든 규정을 준수하는, 저가형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며 "말 그대로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을 통해 최대 7500달러(1020만 원)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를 폐지하고, 이를 미국산 차량에 대한 최대 약 1000달러(136만 원)의 자동차 할부금 이자 공제로 대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에드워드 존스의 제프 윈다우 애널리스트는 "미국 내 제조업을 늘리려 하면서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매기는 것은 결국 자해 행위"라며 "자동차 산업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