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듬뿍 콘도그·김치·치킨 인기 폭발...파인다이닝·스트리트푸드도 두루 성장

이는 단순한 음식 트렌드를 넘어 K-팝, K-뷰티 등 한류의 흐름과 맞물려 미국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악시오스(Axios)와 시장조사업체 서카나(Circana) 등이 최근 보도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 한식당 수는 2024년 기준 전년보다 10% 늘었다. 서카나(Circana)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이후 미국 전역에 새로 문을 연 한식당이 450곳에 이르며, 이 중 36%는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 주요 대도시에 집중됐다. 그렇지만 미국 전체 시장의 3분의 1은 아직 한식당이 없는 지역으로, 성장 여력이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식 프라이드치킨과 콘도그를 파는 패스트푸드 체인도 각각 15% 이상 성장했다. 스트리트푸드 전문 체인인 투 핸즈 콘도그(Two Hands Corn Dogs)는 2019년 캘리포니아에 첫 매장을 열고, 현재 전국 70곳 이상으로 확장했다. 투 핸즈 콘도그의 폴 유(Paul Yoo) 대표는 "미국에서 한국 문화가 인기를 끌기 전부터 미국 친구와 동료들에게 도시화된 한국 길거리 음식을 소개하고 싶었다"며 "콘도그를 먹는 것은 한국에서 자랄 때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한국 라면은 2023년 틱톡에서 인기를 얻으며 유통 매출 점유율이 2022년 1% 미만에서 2024년 4% 이상으로 크게 올랐다. 김치는 미국 내 유통량이 전년보다 80% 늘었고, 한식 소스(바비큐, 스파이시, 핫소스 등)도 23~80% 성장세를 기록했다.
미국 내 아시아 음식점은 전체 레스토랑의 약 12%를 차지한다. 이는 미국 인구 중 아시아계가 차지하는 비중(7%)보다 높다. 그러나 아시아 음식점 중 대부분은 중국, 일본, 태국 음식을 파는 곳이다.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가 2023년 5월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미국 내 아시아 음식점의 71%가 이 세 나라 음식을 내놓고 있으며, 중국 음식점이 39%로 가장 많고, 일본 음식점이 28%, 태국 음식점이 11%를 차지한다. 인도와 필리핀 음식점은 각각 7%, 1%에 그친다.
아시아계 미국인과 아시아 음식점은 캘리포니아, 뉴욕, 텍사스, 뉴저지, 워싱턴 등 5개 주에 집중돼 있다. 이 지역에 전체 아시아계 미국인의 55%, 아시아 음식점의 45%가 몰려 있다. 하와이, 캘리포니아, 워싱턴, 네바다, 뉴욕 등에서는 전체 레스토랑의 15% 이상이 아시아 음식을 파는 곳이다.
미국 전체 카운티의 73%에는 아시아 음식점이 하나 이상 있지만, 한식당은 아직 전국적으로 고르게 퍼져 있지 않다.
미국에서 한식이 성장한 배경에는 한류(K-팝, K-드라마, K-뷰티 등)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카나(Circana) 글로벌 식품서비스 담당 팀 파이어스(Tim Fires) 사장은 "매콤하고 달콤한 한식의 맛이 미국 소비자에게 잘 맞는다"며 "음식과 뷰티 트렌드는 서로 영향을 준다. 미국인들이 K-팝을 듣고, K-뷰티를 쓰면서 자연스럽게 한식도 먹게 됐다"고 말했다.
파인다이닝 분야에서도 한식이 주목받고 있다. 뉴욕 맨해튼의 한식당 아토믹스(Atomix)는 제임스 비어드 상을 받았고, 2020년 미쉐린 2스타, 2023년 세계 50대 레스토랑(W50B) 미국 1위, 뉴욕 타임스 선정 뉴욕 2위 레스토랑으로 뽑혔다. 아토믹스의 박정현 셰프는 "한국 음식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미국 현지의 맛과 문화를 담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다양한 메뉴를 내놓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뉴올리언스의 크리올 풍미를 더한 한식 가재 볶음밥, 디트로이트의 한식 멕시코식 쇠고기 타코 등 퓨전 한식 메뉴도 등장하며, 한식의 다양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식의 미국 내 성장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식당이 없는 지역에 진출할 기회도 계속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서카나(Circana)는 "한국 음식의 인기는 한류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미국 소비자들이 글로벌 맛을 찾는 경향이 강해진 만큼, 한식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