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금리 인하 여부 "말할 수 없다"

CNBC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1일(현지시각)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발표하지 않았다면 금리를 한 차례 더 내렸을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실제로 관세 규모를 확인한 이후 우리는 금리를 동결했고, 관세로 인해 미국의 거의 모든 인플레이션 전망이 뚜렷하게 상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지난달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4.25~4.50% 범위로 유지하며 지난해 12월 이후의 동결 기조를 이어갔다.
이날 행사에서 그는 “우리는 회의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어떤 회의도 사전에 배제하거나 확정적으로 말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또한 7월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에는 너무 이르지 않느냐는 질문에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파월 의장의 이 발언 이후 연준이 빠르면 이번 달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는 금융시장의 베팅은 소폭 증가했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선물 트레이더들은 7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78.8%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 81.4%보다 다소 낮아진 수치다.
한편 도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파월 의장을 향해 “끔찍하다”고 비난하며 “지적 능력이 평균 수준”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 의장 임기가 끝난 후에도 이사직을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오늘 말할 내용은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파월의 연준 의장 임기는 2026년 5월까지이며 이사직은 2028년까지다.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정책과 파월 연준 의장을 향한 공세가 이날 ECB 포럼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파월 의장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장들이 한자리에 모였으며, 국제 통화정책 기조와 미국 중심의 경제 질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행사에서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관세 정책이 글로벌 금융시장과 통화정책 결정에 미치는 불확실성이 집중 조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초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뒤, 미국 증시가 급락하자 일부 관세 시행을 연기하거나 철회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미국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최근 2월 이후 처음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투자자 신뢰가 어느 정도 회복됐음을 시사했다. 그렇지만 글로벌 투자자들과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여전히 교역 환경의 불확실성과 그로 인한 글로벌 경제 성장, 기업 실적, 금융시장 영향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파월 의장은 “내가 바라는 것, 그리고 연준 내 모든 사람이 바라는 것은 물가 안정, 최대 고용, 금융 안정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내가 밤잠을 설치게 되는 이유는 바로 이 세 가지를 어떻게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 후임자에게 튼튼한 경제를 넘겨주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