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는 5개월 만에 반등, 부동산 위기·수출 둔화 이중고 지속

이는 5월의 3.3% 하락보다 더 나빠진 수치로, 로이터 여론조사 예상치인 3.2% 하락을 훨씬 웃돌았다. 반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0.1% 올라 5월의 0.1% 하락에서 5개월 만에 오름세로 바뀌었다.
월간 기준으로는 소비자물가가 5월의 0.2% 하락에 비해 0.1% 떨어져 경제학자들의 예상치와 같았다. 변동이 큰 식품과 연료 가격을 뺀 근원 인플레이션은 6월 1년 전보다 0.7%로 급등해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 수출 기업 가격 압박 심해져, 무역 불확실성 커져
중국 국가통계국의 둥리쥬안 통계학자는 "일부 수출 지향 산업이 가격 면에서 압박을 받는다"며 "글로벌 무역 환경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수출 기대치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의 6월 공장 활동은 3개월 잇따라 줄어들었으며, 고용과 새로운 수출 주문도 여전히 부진하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중국 경제학자 지춘 황은 "수출이 둔화하고 재정 지원 부양책이 줄면서 올해 하반기에 수요가 약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 강화와 중국의 장기화한 부동산 위기가 함께 작용해 중국 경제의 구조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침체한 내수 때문에 기업들이 판매를 늘리려고 가격 할인에 의존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어, 중국 당국이 자동차 업계의 치열한 가격 전쟁을 끝낼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미지근한 소비자 시장을 보여주듯 중국 전자상거래 대기업 알리바바(9988.HK)와 JD닷컴(9618.HK)은 최근 몇 달 동안 빠른 배송으로 공격하며 확장하려고 막대한 보조금을 약속했다.
◇ 추가 통화완화 여지 확대, 4분기 금리 인하 전망
중국의 물가 하락 소식에도 증시는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이날 장중 0.3% 올랐지만, 홍콩 항셍지수는 0.7% 떨어졌다. 지난 8일 미국 증시도 보합세를 유지했다. 다우지수는 소폭 하락했고 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거의 변동 없이 마감했다.
ING의 중국 수석 경제학자 린 송은 "최근 위안화의 상대적 강세와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둔화 때문에 중국인민은행이 올해 말에 금리를 추가로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린 송은 "최근 몇 달 동안 활동 데이터가 약간 완화했는데, 즉각적인 긴박감이 느껴지는 것은 아니어서 현재로서는 다음 금리 인하가 4분기에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이 경제 부양을 위한 추가 정책 조치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