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량 생산 아닌 '고객 맞춤형'으로 차별화… AI·자동차 업계 등 겨냥
IBM과 기술 동맹, 일본 정부 전폭 지원...'반도체 부활' 이끌지 주목
IBM과 기술 동맹, 일본 정부 전폭 지원...'반도체 부활' 이끌지 주목

라피더스의 핵심 협력사인 IBM의 무케시 카레 반도체 연구개발 부문 총괄은 최근 "IBM 소속 엔지니어 약 10명을 라피더스 홋카이도 공장에 파견했다"며 "라피더스의 2nm 칩 생산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라피더스 엔지니어 150여 명이 미국 IBM 연구소에서 기술 교육을 받았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일본으로 돌아와 생산 준비에 들어갔다.
그는 "IBM은 앞으로 수년 안에 1nm 이하 반도체를 개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고 "미래에는 라피더스가 이 차세대 칩들의 제조 협력사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대량생산' TSMC와 다른 길 걷는다
◇ 자동화 패키징·정부 지원 '쌍끌이'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라피더스는 TSMC 같은 대규모 업체에 비해 특정 기술 우위를 점하고 있다. 첨단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장비를 도입해 공정 정밀도를 높이는 한편, 완전 자동화한 첨단 패키징 기술로 포장과 웨이퍼 공정을 같은 공장(팹)에서 통합 처리해 생산 기간을 단축할 잠재력을 갖췄다. 이 기술이 본격 가동하면 생산 기간을 경쟁사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다만 공장 가동 초기에는 웨이퍼 시제품 제작에만 집중하고 포장이나 시험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아 이 기능은 당장 활성화하지 않을 전망이다. 라피더스의 이러한 기술 개발은 일본 정부와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의 대규모 투자와 지원이 뒷받침하고 있다.
라피더스의 도전이 일본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이끄는 동시에, 세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량 생산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인공지능(AI), 자동차, 고성능 컴퓨팅(HPC) 등 특수 목적에 최적화된 맞춤형 칩 시장의 확대를 이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나아가 IBM과 협력해 1nm 이하 초미세 공정까지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며 차세대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