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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피더스, IBM 손잡고 2027년 '2나노 맞춤형 칩'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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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피더스, IBM 손잡고 2027년 '2나노 맞춤형 칩' 양산

초대량 생산 아닌 '고객 맞춤형'으로 차별화… AI·자동차 업계 등 겨냥
IBM과 기술 동맹, 일본 정부 전폭 지원...'반도체 부활' 이끌지 주목
일본 라피더스가 IBM과의 협력을 통해 2027년 2나노미터 맞춤형 반도체 칩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초대량 생산 전략을 가진 TSMC와 차별화되는 행보로 AI 및 자동차 업계 등을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이루어지는 라피더스의 도전이 침체된 일본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라피더스가 IBM과의 협력을 통해 2027년 2나노미터 맞춤형 반도체 칩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초대량 생산 전략을 가진 TSMC와 차별화되는 행보로 AI 및 자동차 업계 등을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이루어지는 라피더스의 도전이 침체된 일본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로이터
일본의 차세대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Rapidus)가 2027년 2nm(나노미터) 공정 양산을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IT 전문 매체 트렌드포스가 지난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라피더스는 2025년 7월 첫 샘플 웨이퍼를 출하하고, 고객사의 시제품 개발을 돕기 위한 초기 설계 도구를 제공할 방침이다. 현재 애플, 구글 같은 세계적인 IT 기업과 일본 자동차 업계 등과 협의하고 있다.

라피더스의 핵심 협력사인 IBM의 무케시 카레 반도체 연구개발 부문 총괄은 최근 "IBM 소속 엔지니어 약 10명을 라피더스 홋카이도 공장에 파견했다"며 "라피더스의 2nm 칩 생산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라피더스 엔지니어 150여 명이 미국 IBM 연구소에서 기술 교육을 받았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일본으로 돌아와 생산 준비에 들어갔다.

그는 "IBM은 앞으로 수년 안에 1nm 이하 반도체를 개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고 "미래에는 라피더스가 이 차세대 칩들의 제조 협력사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대량생산' TSMC와 다른 길 걷는다
라피더스의 양산 목표 시점은 업계 선두인 TSMC가 2025년 하반기를 겨냥하는 것보다 2년 늦다. 이와 관련해 라피더스의 고이케 아쓰요시 최고경영자(CEO)는 "TSMC와 직접 경쟁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TSMC의 핵심 사업 방식인 초고대량 생산을 따라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신 라피더스는 대량 생산하는 범용 칩이 아닌, 특정 고객의 요구에 맞춘 고성능 맞춤형 칩 생산에 집중하며 고객사와 긴밀히 협력하는 전략을 택했다.

◇ 자동화 패키징·정부 지원 '쌍끌이'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라피더스는 TSMC 같은 대규모 업체에 비해 특정 기술 우위를 점하고 있다. 첨단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장비를 도입해 공정 정밀도를 높이는 한편, 완전 자동화한 첨단 패키징 기술로 포장과 웨이퍼 공정을 같은 공장(팹)에서 통합 처리해 생산 기간을 단축할 잠재력을 갖췄다. 이 기술이 본격 가동하면 생산 기간을 경쟁사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다만 공장 가동 초기에는 웨이퍼 시제품 제작에만 집중하고 포장이나 시험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아 이 기능은 당장 활성화하지 않을 전망이다. 라피더스의 이러한 기술 개발은 일본 정부와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의 대규모 투자와 지원이 뒷받침하고 있다.

라피더스의 도전이 일본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이끄는 동시에, 세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량 생산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인공지능(AI), 자동차, 고성능 컴퓨팅(HPC) 등 특수 목적에 최적화된 맞춤형 칩 시장의 확대를 이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나아가 IBM과 협력해 1nm 이하 초미세 공정까지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며 차세대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