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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배터리 업체 70%, 탈탄소화 목표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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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배터리 업체 70%, 탈탄소화 목표 '깜깜'

그린피스 "상위 10개사 중 CATL·LG엔솔·파나소닉만 재생에너지 계획 수립"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배터리 산업의 친환경 전환이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세계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 대부분이 탈탄소화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배터리 산업의 친환경 전환이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세계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 대부분이 탈탄소화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배터리 산업의 친환경 전환이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세계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 대부분이 탈탄소화에 미온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린피스 동아시아는 지난 10(현지시각) 낸 보고서에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10곳 중 7곳이 100% 재생에너지 전환 약속과 공급망 배출량 감축 목표를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은 시장점유율 기준 상위 10개 배터리 제조업체로, 중국 CATL(38.18%), 중국 BYD(16.53%), LG에너지솔루션(12.02%) 등이 포함됐다. 조사 결과 CATL, LG에너지 솔루션, 파나소닉에너지 3곳만이 회사 차원의 100% 재생에너지 전환 약속과 공급망 배출량 감축 목표를 모두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 재생에너지 전환 지연, EU 규제 압박 커져


그린피스 동아시아 에린 최 캠페이너는 "전기 사용과 원자재 조달은 배터리 제조에서 배출량을 내뿜는 가장 큰 두 요인이지만 대부분 배터리 제조업체는 둘 중 하나 또는 둘 다에 대한 목표가 없다""약속이 부족하다는 것은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가 탈탄소화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중국과 폴란드에서 수백 기가와트시 규모의 생산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지역들의 전기 탄소 집약도가 500g CO/kWh를 넘어 제조 과정에서 높은 배출량을 기록하고 있다. 배터리 제조는 요람에서 게이트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지역 전력망의 탄소 집약도에 크게 의존한다고 그린피스는 분석했다.

특히 유럽연합(EU)이 배터리 규정을 통해 수입 배터리에 대한 탄소 발자국 기준을 강화하고 배터리 공급망 전반에 걸친 투명성을 요구하면서 배터리 제조업체들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2030100% 재생에너지 전환 시급"


에린 최 캠페이너는 "EU 배터리 규정으로 EU는 수입 배터리에 대한 탄소 발자국 기준을 강화하고 있으며 배터리 공급망 전반에 걸쳐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다""이런 조치는 배터리 제조업체에 상당한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린피스는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정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배터리 제조업체는 재생에너지 채택에 대한 정기 진행 보고서를 내야 하며, 공급망 배출량과 재활용 재료 사용을 줄이는 목표를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전기차 시장 확산과 함께 성장하는 배터리 산업이 진정한 친환경 전환을 위해서는 제조 과정에서 탄소 배출 저감이 필수임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재생에너지 전환을 통해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제품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저탄소 전환에서 역할을 굳힐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