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해방군, 인간형 로봇 병기화에 '도덕적 함정' 우려 표명
아시모프 로봇 3원칙 위배 가능성 제기... 국제사회 논의 촉구
AI·로봇 경쟁 심화 속 중국의 행보, 전 세계의 이목 집중
아시모프 로봇 3원칙 위배 가능성 제기... 국제사회 논의 촉구
AI·로봇 경쟁 심화 속 중국의 행보, 전 세계의 이목 집중

10일(현지 시각) 과학기술 전문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중국 군사 공식 신문인 인민해방군보(PLA Daily)는 이날 발표된 분석 기사를 통해 인간형 로봇의 군사적 활용이 무차별적인 살인과 사고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윤리적·법적 논란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인간을 해칠 수 없다'는 로봇 3원칙 위배 가능성 제기
위안이, 마예, 웨스광 세 명의 저자가 서명한 이번 기사는 인간형 로봇이 전술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지만, 동시에 '도덕적 함정'을 내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군사화된 인간형 로봇은 미국의 공상과학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가 정립한 로봇 3원칙 중 첫 번째 원칙인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끼칠 수 없고,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아 인간이 해를 입도록 방치할 수 없다"는 원칙을 명백히 위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군용 인간형 로봇은 지금까지 존재했던 무기 중 인간과 가장 유사한 무기이며, 이를 대규모로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무차별적인 살상과 사고사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법적 고발과 도덕적 비난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장 로봇에 대한 엄격한 법적·윤리적 기준 요구
인민해방군보는 전장 로봇에 대해 △명령 복종 △인명 존중 △무력 사용 제한 등 구체적인 법적 기대 사항을 명시했다. 나아가 군용 로봇이 과도하거나 불법적인 폭력을 자율적으로 감지하고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인간형 로봇의 전면적인 도입에 앞서 철저한 윤리적·법적 프레임워크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저자들은 기계 팔과 유연한 활용 능력을 인간형 로봇의 주요 장점으로 꼽았지만, 이들이 기존의 능동 무인 시스템으로는 수행하기 어려운 많은 군사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다른 시스템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 도구로 사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간형 로봇이 속도와 다양한 환경에 대한 적응력뿐만 아니라 높은 비용과 복잡한 기술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AI·로봇 경쟁 심화 속 중국의 행보 주목
한편 중국은 인공지능(AI), 첨단 제조, 체현된 지능 등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의 핵심 분야에서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올해 여러 국내 기술기업들이 다재다능한 인간형 로봇을 선보이며 로봇공학 분야에서 세계 선두를 차지하려는 중국의 야망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인민해방군보의 이번 기사는 미래 전쟁에서 인간형 로봇의 역할을 탐구하는 광범위한 시리즈의 일부다. 지난 5월 게재된 한 기사는 인간형 로봇이 자율적인 의사결정 능력과 최소한의 인간 감독으로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강조하며 군사 작전에 혁명을 일으킬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은 인간의 형태와 행동을 밀접하게 복제하는 인간형 기계 개발 분야에서 미국을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인민해방군의 경고는 급변하는 군사 기술 환경 속에서 인류가 직면하게 될 새로운 윤리적·법적 과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인간형 로봇 병사의 등장이 가져올 미래 전쟁의 모습과 그에 따른 책임 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층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