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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독일 로봇 기술 도입…'스마트 조선소' 실현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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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독일 로봇 기술 도입…'스마트 조선소' 실현 앞당긴다

독일 노이라 로보틱스와 전략적 제휴…사람 닮은 로봇 '4NE-1' 시험 착수
해묵은 인력난·위험 공정 해법 찾아…안전·생산성 동시 향상 기대
HD현대삼호와 HD현대로보틱스가 독일 노이라 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4NE-1'을 조선소 현장에 투입하기 위한 실증 테스트에 착수했다. 이번 협력은 고질적인 인력난 해소와 안전성,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하는 '스마트 조선소' 구축의 일환이다. 사진=노이라이미지 확대보기
HD현대삼호와 HD현대로보틱스가 독일 노이라 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4NE-1'을 조선소 현장에 투입하기 위한 실증 테스트에 착수했다. 이번 협력은 고질적인 인력난 해소와 안전성,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하는 '스마트 조선소' 구축의 일환이다. 사진=노이라
조선업계의 해묵은 인력난을 풀고 미래형 스마트 조선소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 해법으로 '로봇'이 떠올랐다. HD현대삼호와 HD현대로보틱스가 독일 로봇 전문기업 노이라 로보틱스와 손잡고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과 4족 보행 로봇을 실제 선박 건조 현장에 투입하는 실증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고 해운 전문 매체 마린 인사이트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각사 역할 나눠…첨단 인지 로봇 기술이 열쇠

세 회사는 각자의 전문성을 합쳐 조선소에 최적화된 로봇 해법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인지 로봇 기술을 선도하는 노이라 로보틱스는 사람과 비슷하게 움직이고 스스로 판단해 작업자와 함께 일할 수 있는 차세대 로봇 '4NE-1'을 비롯한 핵심 기술을 제공한다. HD현대삼호는 자사 조선소를 시험장으로 내주고, 자동화 경험을 바탕으로 로봇의 현장 적용 가능성과 효과를 직접 따져본다. HD현대로보틱스는 깊이 있는 용접 자동화 기술력을 활용해 로봇의 경로 학습 데이터를 만들고 전반적인 성능을 확인하는 등 기술 지원을 총괄한다.

이번 시험은 HD현대삼호 조선소에서 실제 용접, 물류 운반, 검사 등 여러 작업에 로봇을 투입해 진행한다. 로봇은 온도와 습도가 높고 먼지가 많은 조선소 특유의 열악한 환경을 견디면서, 반복적이거나 위험하고 고도의 정밀도를 요구하는 작업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위험 공정의 인명사고를 줄이는 것은 물론, 24시간 연속 작업을 통한 균일한 품질과 생산성 향상까지 기대된다.
◇ "지능형 자동화의 새 길"…미래 청사진 밝힌 경영진

이번 세 회사 간의 협력은 지난 6월 말 독일 뮌헨에서 열린 자동화 기술 전시회 '오토마티카'에서 공식 체결됐다.

노이라 로보틱스의 데이비드 레거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협력은 조선업처럼 복잡하고 까다로운 산업 현장에서도 인지 로봇을 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계기"라며 "현대와 힘을 합쳐 지능형 자동화의 새로운 길을 열겠다"고 밝혔다.

HD현대삼호의 류상훈 상무는 "더 안전하고 생산적인 조선소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면서 "이번에 개발할 특수 용접 로봇은 조선 공정의 다양한 품질 기준을 만족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HD현대로보틱스의 송영훈 전무도 "이번 협약은 조선소 자동화 분야에서 우리의 기술력이 앞서 있음을 보여준다"며 "궁극적으로 조선 산업이 오랫동안 경쟁력을 갖추는 데 보탬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번 협력은 조선업계의 지능형 로봇 도입을 앞당기고 국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증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스스로 움직이는 로봇을 현장에 대규모로 적용하고 다른 산업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어 미래형 스마트 조선소 시대를 여는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