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폭락 후 27% 급등, 투자자들 "중국發 악재만 주목"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미국의 대중국 평균 관세율이 51.1%에 이르는 등 역사상 최고 수준의 무역 장벽이 세워졌다. 그런데도 4월 초 저점 이후 27% 급등한 시장은 이미 무역 협상을 가격에 반영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변수가 미중 무역 관계의 부정적인 발전뿐이라고 진단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하고 있다.
◇ 51% 관세율에도 시장 '적응 완료'
현재 미중 간 관세 체계는 여러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301조 관세(25%), 국가안보 관세(철강·알루미늄 50%, 자동차 25%), 펜타닐 관세(20%), 상호주의 관세(10%)를 동시에 부과하고 있다.
특히 8월 1일과 12일은 미중 무역 관계의 앞으로 방향을 결정할 중요한 시점이다. 현재의 90일 관세 유예 기간이 끝나면서 관세율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더 부드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어 추가 협상 연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일본 협정에 '시큰둥'한 반응
시장은 7월 22-23일 발표된 5,500억 달러 규모의 미일 무역투자협정은 세계 1위와 4위 경제대국 간 포괄 협정이었음에도 큰 반응이 없었다. 일본산 제품에 15% 상호관세(당초 위협 25%에서 하향), 일본의 5500억 달러(약 754조 2700억 원) 미국 투자, 미국산 자동차·쌀·농산물 시장 접근 확대 등이 핵심이다.
협정 발표 후 미국 시장은 S&P 500이 0.78%, 다우가 1.14% 올랐다. 그러나 협정 규모에 비해 제한된 반응이었다. 일본 닛케이 지수가 3.5% 급등한 것과 대조된다.
TD 코웬의 크리스 크루거 애널리스트는 "6개월 전이라면 15% 관세율이 금융시장을 놀라게 했겠지만, 지금은 집단 안도감을 가져다준다"며 "시장이 25% 관세 위협에 노출되면서 15%를 '승리'로 받아들이는 마음의 변화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 S&P 500 중국 매출 1조2000억 달러
아폴로 글로벌의 토르스텐 슬뢰크 수석 경제학자 분석에 따르면 S&P 500 기업들의 중국 매출은 약 7%로 절대 금액 1조 2000억 달러(약 1645조 8000억 원)에 이른다. 이는 미중 무역적자의 4배 규모다.
중국 매출 의존도가 가장 높은 기업은 코닝(32.68%), 알베마르(30%), 인텔(27.39%),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27%), 테슬라(22.47%), 애플(18.93%) 등이다. 반도체 분야의 노출도가 특히 심각하며, 정보기술 분야 전체 매출의 59%가 해외에서 발생한다.
2025년 5월 기준 미중 상품무역적자는 140억 달러(약 19조 1980억 원)으로 4월 197억 달러(약 27조 원)에서 57억 달러 줄었다. 중국의 전체 미국 상품무역적자 비중도 2018년 47.5%에서 2024년 24.6%로 급감했다.
투자자들은 관세 발표를 협상 전술과 영구 정책 변화로 구분해 해석하는 새로운 대응법을 개발했다. 2024년 말 기준 개인투자자들이 35조 달러(시장의 38%)를 보유하면서 이들의 '하락 매수' 행동이 시장 안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씨티의 미국 주식 담당 스튜어트 카이저는 악시오스에 "중국이 정말 추악해지지 않는 한, 시장은 이를 사소한 딸꾹질과 잠재 '하락 매수'로 취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 8월 협상이 분수령
현재 상황은 시장이 이미 무역 협상을 가격에 반영했음을 보여준다. 51.1%의 평균 대중국 관세율과 7%의 S&P 500 중국 매출 의존도라는 구조 위험 속에서도 시장은 4월 저점 이후 27% 반등을 통해 회복력을 입증했다.
앞으로는 미중 무역 관계의 부정 발전만이 이 균형을 깨뜨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월 협상 마감 시한이 그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며, 투자자들의 진화한 대응법이 계속되는 변동성 속에서도 시장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