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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시코·코카콜라, '장활 소다' 시장서 정면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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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시코·코카콜라, '장활 소다' 시장서 정면 승부

기존 탄산음료 외면 속 '장활 소다' 시장 2년새 7배 급성장
펩시코, 브랜드 인수·신제품 출시로 공세…기능성 음료 경쟁 확산 전망
펩시코가 '장활 소다'를 새로운 성장 분야로 보고 관련 브랜드를 인수하는 등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은 펩시코가 출시했거나 인수 브랜드의 '장활 소다' 제품들. 사진=펩시코이미지 확대보기
펩시코가 '장활 소다'를 새로운 성장 분야로 보고 관련 브랜드를 인수하는 등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은 펩시코가 출시했거나 인수 브랜드의 '장활 소다' 제품들. 사진=펩시코
'소다 대국' 미국의 음료 시장 구도가 바뀌고 있다.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기존 소다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장 건강을 내세운 '장활 소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새로운 경쟁 무대로 떠올랐다.

26일(현지시각) 미국 시장조사기관 닐슨IQ에 따르면, '장활 소다' 시장 규모는 2025년 1월 기준 7억 7660만 달러(약 1조 752억 원)를 기록해 2024년 1월 3억 5000만 달러(약 4845억 원)에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2년 전 1억 800만 달러(약 1495억 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7배 넘게 시장이 커진 셈이다.

◇ '소다 공룡'들, 신성장 동력 찾아 경쟁 가세

이러한 성장세에 주목한 세계 음료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가장 공격적으로 나선 곳은 펩시코다. 펩시코는 지난 5월 약 20억 달러(약 2조 7690억 원)를 투입해 이 시장의 선두 주자 중 하나인 '파피(Poppi)'를 인수하는 등 관련 분야 투자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주력 상품인 '펩시콜라'에 프로바이오틱스를 더한 '장활 버전'을 직접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제품은 올가을 온라인으로 먼저 나온 뒤 2026년 초부터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체리 바닐라와 오리지널 2종으로 출시하는 이 제품은 인공 감미료 대신 사탕수수를 사용해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흐름을 겨냥했다.

경쟁사인 코카콜라도 시장을 먼저 차지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코카콜라는 지난 2월 자체 개발한 프로바이오틱스 함유 소다 '심플리 팝(Simply Pop)'을 선보이며 맞불을 놨다.

◇ 기존 탄산 시장 위축이 '변화'의 기폭제

세계 음료 기업들이 '장활 소다'에 힘을 쏟는 배경에는 기존 탄산음료 시장의 급격한 위축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인의 한 사람 당 소다 섭취량은 2000년 정점을 찍은 후 꾸준히 줄고 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HA)' 구호를 내걸고 저소득층 지원 품목에서 소다를 빼려는 움직임까지 보이는 등 시장 환경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코뱅크(CoBank)의 빌리 로버츠 애널리스트는 "펩시코는 거액을 들여 파피를 인수했지만, 성장 잠재력은 그 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젊은 층이 '것 헬스(gut health, 장 건강)'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한, '장활 소다'를 중심으로 기능성 음료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코뱅크의 로버츠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장 건강 기능 외에도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든 음료도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건강을 넘어 전체 기능성 음료 시장으로 경쟁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