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하면 손해, 무시하면 이익"…베트남이 증명한 똑똑한 대응법

지난 23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는 내셔널 리뷰 경제학 편집자인 도미닉 피노의 기고문을 통해 "외국 지도자들이 트럼프의 관세에 맞서 보복 관세로 대응하는 것은 실수"라고 보도했다.
피노는 "일반적으로 국가들이 다른 국가의 관세 부과에 '보복'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나라의 세금 인상에 대응해 자국민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가 외국인이 미국 관세를 지불한다고 믿고 있지만, 실제 연구 결과 관세는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의 시민이 부담한다는 사실이 일관되게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을 '해방의 날'로 예정했다가 이를 지키지 못한 바 있다. 현재 외국 지도자들은 펜실베니아 철강에서 켄터키 버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대한 새로운 관세를 검토하고 있다고 피노는 전했다.
◇ 프리드먼 이론과 캐나다·스위스 사례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1962년 저서 '자본주의와 자유'에서 "다른 나라들이 관세를 면제하지 않더라도 관세를 면제함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피노는 프리드먼의 이 조언이 상호주의가 무역의 기초라는 통념을 거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동안 캐나다와 스위스는 모두 제조업 투입물에 대한 모든 관세를 일방적으로 철폐했다. 피노는 "이들 국가가 자신의 제조 회사에 추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나쁜 정책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며 "제조 회사에 좋았던 것은 일반 사람들에게도 좋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평균 관세율은 지난 30년 동안 꾸준히 하락해 왔으며, 이러한 인하 중 상당수는 세계무역기구(WTO)가 허용하는 최대 관세율 이하의 수준으로 일방으로 이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베트남 사례와 미국 무역정책 한계
피노는 베트남과 미국 간 최근 협정을 주목할 만한 사례로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따르면 미국은 베트남 상품에 20%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베트남은 미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했다. 피노는 "이는 미국인들에게는 좋지 않지만, 베트남은 치킨게임식 무역 전쟁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들 중 어느 곳도 정부 수입의 상당 부분을 관세에 의존하지 않으며, 대부분의 부유한 국가들은 이미 트럼프 이전의 미국보다 무역에 더 열려 있었다는 점도 지적됐다. 피노는 "관세 수입이 이미 미미하다면 관세 폐지로 인한 수입 손실도 미미할 것"이라며 "외국 지도자들은 상공회의소에 모든 국가와의 무역 장벽을 낮춤으로써 기업이 미국의 변덕스러움에 적응할 수 있는 최대한의 유연성을 원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트럼프는 대외 무역 제한이 미국의 무역 적자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비교 우위, 저축률, 소비자 선호도와 더 관련이 있으며 어느 쪽이든 미국 경제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피노는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 자유 국가의 지도자들은 세계 무역을 줄이고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려는 트럼프의 열망을 묵인할 필요가 없다"며 "베트남의 공산주의자들이 관세를 없앨 수 있다면 자유 세계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