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퇴임에 10% 급락한 버크셔…"오히려 매수 적기"

배런스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는 지난 5월 3일 주주총회에서 버핏 최고경영자(CEO)가 연말 CEO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한 뒤 침체를 겪고 있다. A클래스 주식은 현재 72만5700달러(약 10억 원)에 거래되며, 주주총회 뒤 10% 이상 떨어졌다. 이는 연초 대비 우수한 성과를 기록한 S&P 500 지수보다 20%포인트 이상 낮다.
◇ 버핏 프리미엄 약화에도 기업 가치는 여전
주가 하락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버핏 프리미엄 침식과 재산 및 손해 보험 주기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우려, 회사의 신규 투자 활동 부재, 1년 이상 자사주 매입이 없었던 점 등이 꼽힌다. 최근 투자자들이 버크셔 해서웨이 같은 방어 주식에서 이탈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여전히 투자 매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감코 인베스터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맥 사이크스는 "이제 점점 더 매력적이다"고 평가했다. UBS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메러디스는 A주에 대해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현재 대비 23% 오른 89만2120달러(약 12억3500만 원)으로 제시하며 "이 불확실한 환경에서 이 주식을 보유하기에 매우 좋은 주식"이라고 말했다.
현재 A주는 지난 6월 30일 기준 회사 장부가치 46만1140달러(약 6억3800만 원)의 컨센서스 추정치보다 1.6배도 안 되는 가격에 거래된다. 이는 최근 몇 년간의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 2025년 예상 이익의 약 24배에 거래돼 S&P 500과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해마다 약 450억 달러(약 62조3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하며, 3300억 달러(약 456조8000억 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한다. 이는 회사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384조5000억 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한, 3000억 달러(약 415조3000억 원) 규모의 주식 포트폴리오를 갖췄지만, 올해는 가장 큰 보유 주식인 애플이 약 15% 떨어지면서 시장보다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
◇ 후계 체제 불확실성 속 대형 인수 가능성 주목
94세인 버핏은 아직 떠나지 않을 것이며, 2026년에도 회장직을 유지할 계획이다. 회사의 3대 주요 사업인 보험, 철도, 전기 사업은 양호한 상태를 유지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손해보험사 중 하나인 버크셔는 올해 가격 인상폭이 완화됐지만, 여전히 4~5%대를 유지해 향후 실적에 긍정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경영진 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CFRA 애널리스트 캐시 자이퍼트는 "투자자들은 경영진 교체에 매우 민감하며, 버핏의 프리미엄이 주식에서 깎여나간다"며 "불분명한 상황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후계자로 거론되는 그렉 에이블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 CEO의 경영진 구성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CSX나 옥시덴탈 페트롤리엄 같은 대형 인수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러디스에 따르면 CSX 인수 시 현재 가격 대비 25% 프리미엄을 가정할 경우 800억 달러(약 110조76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들지만, 2026년 수익에 8% 증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자사주 매입 재개나 배당금 지급 시작도 주가 부양 요인으로 거론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