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스 사이버 수익 4배 폭증, 사브 매출 73% 급증...전통 무기업체들 'AI·사이버 강자' 변신

글로벌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는 지난 25일(현지시각) 발표한 '새로운 국방 축: 유럽의 사이버 부상, 센서 및 주권' 보고서에서 "거시 역풍에도 탈레스, 레오나르도, 사브, 헨솔트 같은 유럽 국방 선도기업들이 소프트웨어 혁신과 신뢰할 수 있는 군사 하드웨어를 융합해 빠른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국방 재정의를 이끄는 프랑스 탈레스는 2016년부터 임페르바(Imperva)와 테서렌트(Tesserent) 같은 기업 인수를 통해 사이버 보안 수익을 4배로 늘렸다. 지난해에만 사이버 및 디지털 매출이 거의 15% 늘었으며, 해당 부문의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전 영업이익(EBIT) 마진은 14.5%를 기록했다.
탈레스는 현재 사이버 방어 분야 글로벌 상위 5개 업체 중 하나로 꼽히며, 해마다 약 42억 유로(약 6조8200억 원)를 연구개발에 투입해 회사 전체 매출 기반의 20%에 해당하는 투자를 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800명의 AI 전문가와 100여 개 통합 제품을 보유한 내부 'cortAIx 이니셔티브'(AI 기반 군사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유럽 전역 군사 및 중요 인프라를 위한 신뢰할 수 있는 AI 계층을 구축하고 있다. 탈레스는 지난해 253억 유로(약 41조1200억 원)의 사상 최고치 주문을 받았다.
◇ 이탈리아·스웨덴·독일 방위산업도 디지털 전환 가속
이탈리아 방위산업 복합체의 중추인 레오나르도도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사이버 및 보안 솔루션 사업부에서 40억 유로(약 6조50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으며, 이 수치를 두 배로 늘리려는 다년간 로드맵을 발표했다. 올해 7월에는 양자 안전 암호화 전문 기업인 핀란드 SSH 커뮤니케이션스 시큐리티의 지분 24.55%를 사들였다. 레오나르도는 사이버 부문이 연평균성장률 14.4%로 성장하고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전 영업이익(EBITA)이 2028년까지 4배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스웨덴의 사브는 1976억 스웨덴 크로나(약 28조7100억 원)의 주문 잔고를 쌓아놓고 있으며, 유기 수익이 32% 늘었다. 이 회사의 다이내믹스 부문은 73%의 매출성장을 기록했고 EBIT 마진이 20.9%로 뛰어올랐다. 사브의 EBIT는 49% 늘었으며 마진은 10.0%를 기록했다. 스웨덴과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한 가운데 NATO는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 국방비의 5%를 확보하겠다고 약속했고, 스웨덴은 이런 변화에 3000억 스웨덴 크로나를 투자하고 있다.
2017년 에어버스에서 떨어져 나온 독일의 헨솔트는 69억2900만 유로(약 11조2600억 원)이 넘는 주문 잔량(받았지만 아직 납품하지 않은 주문)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약 4억500만 유로(약 7300억 원)의 조정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전 영업이익(EBITDA)을 달성했으며, 18% 이상의 마진과 50~60% 범위의 현금 전환을 이뤘다. 헨솔트는 지난해 22억 유로(약 3조5700억 원)에서 2030년까지 50억 유로(약 8조1200억 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위즈덤트리는 "유럽이 방어에서 따라잡기만 하는 게 아니라 다음 억제력 시대를 정의할 영역으로 도약하고 있다"며 "이들은 더는 단순한 방위 기업이 아니라 다극 분쟁과 디지털 전쟁의 새로운 시대를 위한 중요한 인프라 구축자"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들 4개 회사 모두에 투자하는 위즈덤트리 유럽 방위 펀드(WDEF)가 앞으로 10년간 지속될 글로벌 특징에 노출되기를 원하는 미국 투자자들에게 선택지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