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CEO "직무만 바뀔 뿐" 낙관론에 맞서 앤존 CEO "대량 실직" 경고...진실은?

크리슈나 CEO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현장에서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업무 효율이 높아져 조금 다른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가 업계 리더들 사이의 "사실이 뒤틀린 영역"에서 나온 공포라고 일축했다. 실제로 IBM은 AI와 자동화를 통한 비용 절감 전망을 올해 말까지 연간 35억 달러(약 4조 8400억 원)에서 45억 달러(약 6조 2300억 원)으로 늘렸지만 "전체 고용은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 AI 도입 현실과 상반된 결과들
하지만 최신 연구 결과들은 복잡한 양상을 보여준다. PwC가 올해 6월 발표한 '2025 글로벌 AI 일자리 바로미터'에 따르면 AI 노출도가 높은 거의 모든 직업군에서 오히려 일자리가 늘었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AI 노출도가 낮은 직무는 65% 성장했고, 높은 직종도 38% 견조한 성장을 유지했다. AI 기술을 요구하는 일자리는 지난해 25%에서 56%로 급여 격차가 두 배로 벌어졌다.
아마존 앤디 재시 CEO는 지난달 17일 직원 메모에서 "생성형 AI와 에이전트 도입으로 앞으로 몇 년간 전체 기업 인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알렸다. 그는 "현재 하고 있는 일을 담당하는 사람은 줄어들고, 다른 유형 업무를 맡는 사람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이미 2022년부터 2만 7천 명 이상을 감원했다.
◇ 기업별 AI 도입 가속화 현실
실제 기업들의 AI 도입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지난 4월 "우리 코드 중 20~30%를 AI가 작성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내년에는 개발 작업의 절반가량을 AI가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신규 코드의 30% 이상이 AI로 생성된다"라고 발표했다.
IBM의 구체적 사례를 보면 AI 기반 인사 시스템 'AskHR'이 일상 인사 업무 94%를 자동 처리하고 연간 1150만 건 상호작용을 담당한다. IT 지원용 'AskIT'은 통화와 채팅 업무량을 70% 줄였다. 크리슈나 CEO는 지난 5월 월스트리트저널에 "수백 명의 인사 직원을 AI로 대체했지만 더 많은 프로그래머와 영업사원을 고용했다"라고 말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30년까지 9200만 개 일자리가 사라지지만 1억 7000만 개 새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AI가 전 세계 정규직 일자리 3억 개를 대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AI가 전 세계 일자리의 40%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AI 일자리 영향이 직종과 지역에 따라 크게 다르다고 분석한다. 업계에서는 "초급·루틴 업무 중심 직종부터 변화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리슈나 CEO는 "코딩 자동화율이 30%를 넘지 못할 것"이라며 "자동화한 코드는 사람이 검토해 품질을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일자리 영향 논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