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플리트 스페이스', 퀘벡서 3억 2900만t 리튬 광맥 확인
"모래밭 바늘 찾기" 자원 탐사, 우주 기술로 성공률 획기적 제고
엑슨모빌 등 에너지 업계, 인프라 감시·메탄 탐지에 '우주 데이터' 활용
"모래밭 바늘 찾기" 자원 탐사, 우주 기술로 성공률 획기적 제고
엑슨모빌 등 에너지 업계, 인프라 감시·메탄 탐지에 '우주 데이터' 활용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에너지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는 지난 26일(현지시각)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첨단 우주 기술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기존 광물 탐사의 비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전했다.
AI와 위성 영상 결합해 지하자원 정밀 추적
플리트 스페이스가 이번에 확인한 퀘벡주 리튬 매장지는 산화리튬 기준 약 3억2900만 톤(t)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당초 예상치를 웃도는 규모로, 위성 기술이 숨겨진 자원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자원 탐사는 '맨땅에 헤딩'이나 다름없었다. 광맥을 찾아 상업화에 이르기까지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리는 것은 예사고, 탐사 프로젝트가 실제 상업 채굴로 이어질 확률은 0.3%에 불과하다.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고도 빈손으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했다.
플리트 스페이스는 이 병목 구간을 우주 기술로 돌파했다. 위성에서 보내오는 데이터를 AI와 머신러닝(기계학습)으로 분석해 지표 아래 숨겨진 광물 신호를 포착한다. 광범위한 지역을 우주에서 먼저 훑어 유망 지역을 좁힌 뒤 지상 조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탐사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초분광 기술로 육안 한계 극복... 지질 구조 꿰뚫어
이번 발견의 일등 공신은 '초분광(Hyperspectral) 영상' 기술이다. 기존의 다중 분광 센서보다 훨씬 정교한 이 기술은 수백 개의 좁은 스펙트럼 대역에서 빛의 파장을 감지한다.
암석과 광물은 종류에 따라 고유한 빛의 파장, 즉 '스펙트럼 서명'을 방출한다. 위성에 탑재된 초분광 센서는 이 서명을 읽어내 특정 광물 종을 콕 집어낸다. 여기에 위성 레이저 펄스를 더하면 식생에 가려진 지형이나 육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운 지하 지질 구조까지 입체적으로 지도화할 수 있다.
이렇게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는 AI가 처리한다. 인간의 눈으로는 찾기 힘든 미세한 지질학적 패턴을 AI가 분석해 광물 매장 가능성이 높은 곳을 정확히 지목하는 방식이다.
가스 누출 감시까지... 에너지 산업의 '천리안' 된 위성
위성 기술의 활용 범위는 고체 광물 탐사에만 그치지 않는다. 석유·가스 등 에너지 업계 전반에서 위성은 필수적인 관리 도구로 자리 잡았다.
엑슨모빌, 셰브론, 쉘, BP 등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은 '석유가스기후구상(OGCI)'과 협력해 위성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파이프라인의 구조적 무결성을 감시하거나, 오지에 있는 생산 설비와 실시간 통신망을 구축하는 데 위성이 쓰인다. 베이커휴즈나 슐럼버거(SLB) 같은 유전 서비스 기업들도 자체 플랫폼에 위성 데이터를 통합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분야는 온실가스 감시다. 하버드대 연구진은 지난해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정지궤도 환경위성(GOES)을 활용해 메탄 누출을 감지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본래 기상 예보용으로 설계된 이 위성의 단파 적외선 센서가 메탄 감지에도 유효하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실제 성과도 있다. 환경 정보 기업 카이로스(Kayrros SAS)는 지난해 윌리엄스 컴퍼니의 가스관 파열 사고 당시, GOES 위성 데이터를 분석해 약 840t의 메탄이 대기로 방출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가스 운영사가 공식 집계한 수치(약 900t)와 거의 일치했다. 사고는 한 시간 남짓 이어졌지만, 이때 배출된 메탄이 기후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은 자동차 1만7000대가 1년 동안 내뿜는 배기가스와 맞먹는 수준이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대기 체류 시간은 짧지만, 20년 기준으로 볼 때 지구 온난화 유발 효과가 80배 이상 강력하다. 지난 40년간 급증한 메탄 농도는 현재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에너지 불균형의 약 6분의 1을 차지한다.
이처럼 위성은 이제 자원을 '찾는' 도구를 넘어, 자원 개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감시'하고 관리하는 핵심 인프라로 진화했다. 자원 개발 현장에서는 더 이상 곡괭이질보다 우주에서 보내오는 데이터 분석이 더 중요한 시대가 열리고 있다.
'미지의 땅' 지구, 우주 기술로 수조 달러 가치 캔다
지질학계는 아직 인류가 탐사하지 못한 지구 표면과 지하자원의 잠재력이 막대하다고 본다. 특히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청정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리튬, 코발트, 니켈 등 핵심 광물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관련 업계 자료를 종합하면, 전 세계 육지 면적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정밀 지질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핵심 광물 공급이 수요 대비 10~20%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AI와 위성을 활용한 차세대 탐사 기술이 이 공급 부족분을 메울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발굴 가능한 잠재적 광물 시장 가치는 향후 10년 내 수조 달러(수천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우주가 지구의 숨겨진 부(富)를 여는 새로운 열쇠가 된 셈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