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4000만달러로 시작된 새로운 식민지배...82명 강제실종, 시간당 2000원 노동착취까지"

지난 26일(현지시각) 에포크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아프리카 8개국에 AI 감시기술을 수출하면서 현지 정부들이 이를 정치 반대자 색출과 민주화 운동 탄압에 활용하고 있다. 독일 브레멘 국제사회과학대학원 아디오-아뎃 디니카 연구원이 이끄는 분산AI연구소(DAIR) 조사팀은 "스파이웨어와 안면 인식으로 정치 활동가를 사냥하는 새로운 용병 세력이 아프리카에 등장했다"고 경고했다.
◇ 2억4000만 달러로 시작된 '감시 식민주의'
이 같은 '감시 식민주의'는 2018년 짐바브웨 정부와 중국 기술기업 클라우드워크가 맺은 2억4000만 달러(약 3320억 원) 계약에서 시작됐다. 디니카 연구원은 "장화와 총알에 의존했던 과거 식민주의와 달리 감시 식민주의는 알고리즘과 생체 인식으로 통제를 떠넘긴다"고 설명했다.
미국 재무부는 2021년 클라우드워크를 수출금지 목록에 올렸다. 계약에 "짐바브웨 정부가 수집한 감시 영상을 중국으로 전송해 피부색 기반 안면 인식 기술을 개발하도록 돕는다"는 조항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짐바브웨 대변인은 '중국과의 탁월한 협력으로 아프리카 최고의 범죄 척결 도구를 갖게 됐다'고 자랑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짐바브웨 민주화 운동가 에반 마와리레는 "경찰이 'AI로 시위에서 너희를 식별했다'고 자랑한다"며 "중국 기술이 정치 통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독일 훔볼트대학교 연구 결과 이 시스템은 범죄자 단 한 명도 잡지 못했지만, 정치 탄압에는 광범위하게 활용됐다.
◇ 82명 강제실종, 시간당 2000원 노동착취
에티오피아에서는 중국산 '정서 분석 도구'로 티그라이족을 감시하고 있다. 자연어 처리 AI가 티그라이어의 풍자까지 해석해 이를 근거로 주민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2020~2022년 티그라이 분쟁 당시 "인종 선동" 게시물을 판별하는 알고리즘은 케냐 데이터 작업자들이 훈련시켰다.
케냐에서는 지난해 Z세대 시위 때 통신회사 사파리콤이 고객 위치 데이터를 보안군에 불법 제공했다. 윌리엄 루토 정부는 중국 CCTV와 안면 인식으로 '디지털 그물'을 쳐서 82명을 강제실종시켰고, 이 중 29명이 여전히 행방불명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케냐 나이로비, 가나 아크라, 우간다 굴루의 '디지털 노동 착취 공장'이다. 여기서 근로자들은 시간당 1달러 50센트(약 2000원)을 받으며 AI에 얼굴 인식과 행동 패턴 분석을 가르치고 있다.
◇ 베이징 전체를 80만 개 카메라로 감시
프리토리아대학교 윌렘 그라벳 교수는 "중국이 80만 개 카메라로 베이징 전체를 감시한다는 얘기를 들은 아프리카 독재자들이 기뻐서 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와이파이 스니퍼' 기술로 이메일까지 몰래 읽고 있다.
디니카 연구원은 "시민들이 어느 카메라가 작동하는지, 어떤 데이터가 수집되는지 모른다. 감시 가능성 자체가 통제 수단이 된다"며 아프리카인들의 '감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화웨이는 아프리카 데이터센터에 4억3000만 달러(약 5950억 원)를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국제관계 싱크탱크 ODI 글로벌은 "중국이 아프리카 AI 인프라를 장악하면 뉴스와 정보를 조작해 선거에 개입하거나 여론을 특정 세력으로 돌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