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처럼 조립하는 꿈의 원전, 2040년 세계 10% 목표에도 현실은 '아직 그림의 떡'

오일프라이스는 지난 27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SMR이 기존 원자력 발전소보다 건설 속도가 빠르고 비용을 더 많이 줄일 수 있어 민간 부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IEA는 "원자력의 새로운 시대"를 위한 핵심 촉매제로 SMR을 꼽으며 "적절한 지원을 통해 SMR 설비는 2040년까지 80기가와트(GW)에 이르러 전 세계 전체 원자력 용량의 10%를 차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에서 74개의 SMR 설계를 개발하고 있다. SMR은 1메가와트(MW)에서 수백 MW에 이르는 용량의 모델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개념이다. 기존 원자력 발전소가 현장에서 개별로 건설되는 것과 달리, SMR은 공장에서 표준화해 대량 생산한 뒤 현장에 설치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기존 원전과 달리 막대한 초기 비용과 긴 프로젝트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 막대한 투자에도 경제성 여전히 과제
에너지경제·재정분석연구소(IEEFA) 자원 계획 분석 이사인 데이비드 슐리셀은 "SMR 지지자들의 주요 주장은 새로운 원자로가 경제성을 갖출 것이라는 점"이라며 "그러나 이미 건설했거나 현재 건설 중인 초기 SMR의 현장 경험은 이것이 사실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비용이 여전히 너무 높아 대형 수력 발전이나 해상 풍력 프로젝트 같은 다른 청정 대안과 진정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초기 기술의 다양한 특성으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 원자력기구(NEA) 원자력 기술 개발 및 경제 부서 책임자인 다이앤 카메론은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때때로 금융가나 규제 기관, 정책 입안자들은 먼저 어디에 노력을 쏟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 규제 간소화가 성공 열쇠
전문가들은 SMR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책 지원과 규제 간소화가 핵심이라고 본다. 다양한 SMR 기술이 규제를 어렵게 만들어 이 "새로운 핵 시대"에서 원자력 정책을 합리화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IEA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원자력을 위한 맞춤형 정책 지원 및 SMR을 위한 간소화한 규제가 새로운 프로젝트 및 설계를 위한 강력한 산업 제공과 일치하는 시나리오에서 SMR 용량은 세기 중반까지 3배 늘어 120GW에 이르고 그때까지 1000개 이상의 SMR이 가동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단 하나의 SMR 모델만 승인했으며 아직 실제로 가동하지 않고 있다. SMR 모델 승인에도 예상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기술이 발전하고 대규모로 배포하기 시작하면 규제 구조와 마찬가지로 경제성도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실제 가동 사례가 전무한 상황에서 기술의 잠재력과 현실 사이 괴리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