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마라톤 퓨전, 고대 연금술 현대적 해석 제시
핵융합 발전소 수익 두 배 증대 가능성… 경제성 파급력 주목
혁신적 블랭킷 설계로 청정에너지-귀금속 동시 생산 목표
과학계 관심 집중...검증 땐 에너지-세계 경제 판도 변화 예고
핵융합 발전소 수익 두 배 증대 가능성… 경제성 파급력 주목
혁신적 블랭킷 설계로 청정에너지-귀금속 동시 생산 목표
과학계 관심 집중...검증 땐 에너지-세계 경제 판도 변화 예고

27일(현지 시각) 유럽 에너지 뉴스를 주로 다루는 에너지 리포터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엔지니어링 회사 마라톤퓨전(Marathon Fusion)이 핵융합 기술을 이용해 수은을 금으로 변환하는 확장 가능한 방법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과학계와 연금술 애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아직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은 논문을 통해 발표된 이 주장은 흔한 원소를 귀금속인 금으로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핵융합 기술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수은을 금으로 바꾸는 연금술의 현대적 해석
마라톤퓨전이 제안한 방식은 핵융합로 내부에서 수은-198 동위원소에 중성자를 충돌시키는 과정을 포함한다. 이 충돌로 수은-198은 수은-197로 변환되며, 이 수은-197은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안정적인 형태의 금인 금-197로 붕괴(스스로 다른 원소로 변한다는 뜻)된다.
일반적인 핵융합 시스템은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융합해 헬륨, 고속 중성자 그리고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생성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성자는 보통 플라즈마를 둘러싸는 증식 담요(breeding blanket)에 저장돼 리튬에서 삼중수소 연료를 증식하는 데 사용된다. 마라톤퓨전의 혁신은 이 증식 담요에 소량의 수은을 첨가해 수은-198이 금으로 변환되도록 하는 것이다.
핵융합 발전의 경제성 혁신
이번 발견의 파급력은 상당하다. 마라톤퓨전 설립자들의 추산에 따르면, 1기가와트(GW)급 핵융합 발전소에서 연간 최대 5400㎏의 금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연간 5억5000만 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온라인 매체 ZME 사이언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술이 실현될 경우 일반적인 핵융합 발전소의 수익을 거의 두 배로 늘려 핵융합 에너지를 단순한 청정에너지 대안을 넘어 경제적으로도 매우 매력적인 대안으로 만들 수 있다.
논문 저자들은 금의 높은 가치 덕분에 이 접근 방식이 시장 포화 없이 테라와트(TW)급 핵융합 발전 설비를 지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핵융합이 기존 핵분열 반응과 달리 새로운 가치 있는 변환 경로를 구동하는 데 필수적인 고에너지 중성자를 대량으로 생성할 수 있는 독특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혁신적인 퓨전 블랭킷 디자인
마라톤퓨전은 '내부 블랭킷'과 '외부 블랭킷'으로 구성된 2층 핵융합 블랭킷 설계를 제시했다. 이 층들은 다양한 중성자 에너지 스펙트럼에 맞춰 최적화된 반응을 구현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내부 블랭킷은 중수소-삼중수소 핵융합 플라즈마에서 생성되는 14MeV의 고속 중성자를 활용해 금 생성을 극대화하도록 특별히 고안됐다.
이 혁신적인 접근 방식은 전력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핵융합 발전소 설계에 필수적인 까다로운 삼중수소 증식 요건도 충족한다. 이는 핵융합 에너지의 경제적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데 획기적인 진전을 의미하며, 청정에너지와 귀중한 부산물인 금이라는 두 가지 이점을 동시에 제공한다.
크리소포이아의 오랜 꿈, 현실이 되나
비금속을 금으로 변환하는 고대의 개념, 즉 크리소포이아(chrysopoeia)는 수세기 동안 인류의 매혹과 탐구의 대상이었다. 입자 가속기를 이용한 소규모 실험이 진행되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경제적 타당성이 입증된 사례는 없었다.
마라톤퓨전은 핵융합 블랭킷의 특수 중성자 증폭층에서 (n, 2n) 반응을 통해 수은에서 안정적인 금을 합성하는 확장 가능한 방법을 개발해 이러한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개념이 현실화된다면 핵융합 발전소는 잠재적으로 수익을 두 배로 늘려 핵융합 에너지의 경제적 타당성을 크게 높이고, 핵 과학의 한계를 확장할 수 있다. 고대의 꿈과 최첨단 기술을 융합하는 이 획기적인 기술은 에너지 생산과 재료과학의 미래에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만약 이 기술이 성공적으로 검증된다면, 이는 에너지 부문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와 원소 과학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