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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 핵심 광물 두고 美·中 '지배권 다툼' 격화… 中 "콩고 문제 해결 지원"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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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 핵심 광물 두고 美·中 '지배권 다툼' 격화… 中 "콩고 문제 해결 지원" 반격

美, '녹색 전환' 필수 광물 확보 위해 콩고 압박… 中 기업 인수 저지 시도
콩고, 미·중 사이 '줄타기 외교'… "모두를 위한 공간" 견지하며 균형점 모색
콩고민주공화국 콜웨지 인근 광산에서 한 광부가 코발트 원석을 들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2024년 이 나라는 전 세계 코발트의 76%를 생산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콩고민주공화국 콜웨지 인근 광산에서 한 광부가 코발트 원석을 들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2024년 이 나라는 전 세계 코발트의 76%를 생산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콩고민주공화국(DRC)의 핵심 광물에 대한 통제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지배권 다툼이 격화되고 있다. 수년간 DRC 광물 산업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중국은 이제 미국의 노골적인 경쟁에 직면했으며, 이 싸움에서 승리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 기업의 케마프 리소시스(Chemaf Resources) 인수를 막기 위해 DRC에 압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전직 군 임원들이 이끄는 미국 컨소시엄이 에투알 구리-코발트 광산 운영업체에 입찰했으며, 빌 게이츠와 제프 베이조스의 지원을 받는 코볼드메털스(KoBold Metals)는 마노노 리튬 매장지를 탐사하기 위해 DRC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DRC와 르완다 간의 미국 중재 '안보를 위한 광물' 협정 직후 이루어졌다. 이 협정은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고, 그 대가로 미국과 그 기업들이 녹색 에너지 전환과 첨단 기술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에 접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킨샤사 대학교의 조셉 치훈다(Joseph Cihunda) 법학 교수는 DRC 정부가 워싱턴이 경쟁을 고조시키려 해도 중국과 미국 사이의 '전쟁터'가 되지 않기 위해 관계의 균형을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치훈다 교수는 "콩고 여론에서도 그러한 대결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콩고가 미국과 논의 중임에도 펠릭스 치세케디 대통령이 약 2주 전 중국 관리들을 만나 안심시켰다고 전했다. 또한 "DRC에는 광물이 풍부하며 미국, 유럽, 중국을 포함한 모든 사람을 위한 공간이 있다"며, 콩고 정부가 연구 허가 규모를 조정할 권리를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콩고 광업 부문에 깊이 뿌리박힌 중국은 자오빈 대사를 통해 미국의 경쟁 심화와 최근 미국이 중재한 콩고-르완다 평화 협정에 대응하며 '불간섭 정책'과 DRC 지원 의지를 재확인하고 있다.

자오 대사는 미국이 "진정한 친구"로 행동하는 동안 중국이 콩고를 무시했다는 공적 영역의 "불협화음"을 반박하며, 중국은 콩고를 협상 카드로 취급하거나 차별적 조치를 부과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여 콩고에 군사 원조, 경제 지원, 무역 협력 등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콩고 측이 위기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강력한 보장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스팀슨 센터의 쑨윈(Sun Yun) 중국 프로그램 책임자는 DRC의 천연자원을 둘러싼 미중 경쟁이 공정한 경쟁이라고 평가했다. 쑨 연구원은 "미국은 중요한 광물 취약성을 따라잡고 있으며, 공급망에서 더 많은 자산과 보안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콩고-르완다 평화 협정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이 이 지역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미국 관리들은 중국 국영 방산업체 노린코(Norinco)의 자회사인 노린 마이닝(Norin Mining)이 체마프를 인수하는 것을 검토하도록 국영 광산업체 게카마인스(Gecamines)에 로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체마프는 DRC 최대 파이프라인 구리-코발트 프로젝트 중 하나인 무토시(Mutoshi)를 개발 중이며, 미국 컨소시엄의 케마프 입찰은 무토시를 미국의 영향력 아래 두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거래들은 세계 2위 구리 생산국이자 최대 코발트 공급원인 DRC에서 핵심 광물을 놓고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구리와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 및 군사 장비에 사용되는 중요한 광물이다.

DRC는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며, 구리, 주석, 금, 리튬, 탄탈륨 등 기타 중요 금속의 주요 공급원이다. 중국 기업들은 지난 10년간 서방 국가들이 DRC의 주요 자산 중 상당수를 중국에 양도하면서 DRC 광업 부문에 깊이 관여해 왔다.

미국의 프리포트-맥모란(Freeport-McMoRan)은 각각 2016년과 2020년에 세계 최대 코발트 자산 중 두 곳인 텐케 풍구루메(Tenke Fungurume) 광산과 키산푸(Kisanfu) 프로젝트를 CMOC(구 차이나 몰리브데넘)에 매각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원자재 자문 회사 하우스 마운틴 파트너스(House Mountain Partners)의 크리스 베리(Chris Berry)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워싱턴의 핵심 광물에 대한 견해가 크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ESG나 '녹색 성장'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이제 국방과 핵심 광물 접근의 자급자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리는 온쇼어링(생산 시설 국내 이전)이 이상적이지만, 제안된 체마프 거래에서 알 수 있듯이 민간 부문은 이제 해외 자산 인수를 적극 권장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은 DRC에서 강력한 입지를 갖고 있으며 조만간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DRC에서 입지를 구축하려는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들은 거래 성사에 훨씬 더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콩고와 호주 AVZ의 분쟁에 대해 그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합의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노노는 꽤 오랫동안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자산이었고 분명히 이러한 의견 불일치는 그러한 견해를 심화시킬 뿐"이라고 덧붙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