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美 상장 中 기업 36개사… 연간 '최고 기록' 경신 전망
中, 까다로운 국내 상장 규제 '우회'… 더 나은 밸류에이션·유동성 '노림수'
中, 까다로운 국내 상장 규제 '우회'… 더 나은 밸류에이션·유동성 '노림수'

로펌 K&L 게이츠(K&L Gates)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미국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은 36개사로,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이는 2024년의 기록적인 연간 상장 건수(64개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수치다.
이들 기업 중 다수는 주로 스타트업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된 상장 회사인 SPAC(특수목적인수회사)를 통해 상장되었으며, 이는 긴 기업공개(IPO)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이다.
나스닥 상장을 기다리고 있는 중국 기업은 모바일 광고 서비스 제공업체, 한약 제조업체를 포함한 40개 이상이다. 비밀리에 제출된 상장 신청서를 제외하면, 올해 이 모든 상장이 실현된다면 미국에 상장하는 중국 기업의 연간 집계는 새로운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다.
미국 상장을 추구하는 것은 세계 최대 자본 시장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감소시키려는 미국 국회의원들의 노력이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일종의 '도전'과 같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상장 유망주 중 하나인 경주용 자동차 제조업체 싱후이 카 테크놀로지(Xinghui Car Technology)는 지난 6월 상하이에서 미국 상장을 향한 중요한 발걸음을 축하했다.
싱후이의 송 원팡(Song Wenfang) 회장은 "미국 자본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이며, 유동성이 뛰어나고 자금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앨라이언스 글로벌 파트너스(Alliance Global Partners)의 카렌 무 전무이사는 상장을 원하는 기업 중 점점 더 많은 수가 SPAC 상장을 통해 더 빠른 자본 조달 수단을 목표로 하는 기술 부문의 수익 전 또는 수익 전 스타트업이라고 말했다.
SPACInsider 데이터에 따르면, 이러한 수요로 인해 SPAC를 통해 미국에 상장하는 총 기업 수가 지난해 거의 두 배인 57개, 올해 현재까지 76개로 증가했다.
그러나 중국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 국회의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들은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중국 기업의 미국 거래소 상장 폐지를 촉구해 왔으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상장 희망주에 대한 공시 요건을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
중국에서 IPO 후보가 규제 승인을 받는 데 평균 9~12개월이 걸리는 반면, 뉴욕에서는 4~6개월밖에 걸리지 않아 중국 내 까다로운 규제가 중국 기업들을 해외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쉬톈첸(Xu Tianchen)은 오프라인 소매업체처럼 기술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중국 기업들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기에는 너무 무해하다"며 미국에서 비즈니스 위험에 덜 직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술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여전히 정치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