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게이트’ AI 서버 독점 수주로 텍사스 허브 확보, 관세·지정학 리스크 동시 해소

폭스콘은 텍사스, 캘리포니아, 오하이오 등 3개 지역을 중점 거점으로 삼았다. 텍사스 휴스턴에는 3억 달러(약 4170억 원)를 투입해 86.34에이커(약 35만 평) 부지에 연면적 101만 평방피트(약 9만3900㎡) 규모 공장을 건설 중이며, 올 9월에만 추가로 1억4200만 달러(약 1970억 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캘리포니아에도 1억2800만 달러(약 1780억 원)를 투자해 생산 능력을 확충한다. 오하이오주에서는 지난해 2억3000만 달러(약 3200억 원)에 인수한 전기차 공장(600에이커·300만 평방피트)을 AI 서버 제조 시설로 전환 완료했다.
폭스콘은 전기차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며 AI 서버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오하이오 전기차 공장을 크레센트 듄(Crescent Dune LLC)에 3억 7500만 달러(약 5200억 원)에 매각, 약 1억6940만 달러(약 2350억 원)의 차익을 올렸다. 이 차익을 기반으로 북미 전기차 시장의 부진과 과잉 생산 능력 문제를 피하고, 수익성이 높은 AI 서버 사업으로 자본을 재배치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특히 폭스콘은 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소프트뱅크·오픈AI 등이 참여하는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의 AI 서버 독점 공급사로 선정되며, 총 계약 규모 5000억 달러(약 695조 원)에 달하는 대형 데이터센터 단지(텍사스 875에이커)의 유일 제조사로서 지리적 우위를 확보했다. 이로써 폭스콘은 북미 시장 내 AI 서버 공급망 재편의 핵심축으로 떠올랐다.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폭스콘 성장의 동력이다. 지난해 H100 칩 조립 주문 90%를 독점 수주했으며, 멕시코에 GB200 칩 생산 시설을, 대만 가오슝에 64개 랙·4608개 GPU 규모의 고성능 컴퓨팅 센터를 2026년 완공 목표로 건설 중이다. 대만 신주와 미국 산호세의 공동 AI 연구소에서는 차세대 GB300 서버 개발이 한창이다.
애플과의 협력 범위도 확대된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자체 M시리즈 칩 기반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용 서버를 폭스콘이 제조할 예정이며, 텍사스에 애플 전용 공장 설립이 하반기 중 가시권에 들어왔다.
미국은 2022년 10월부터 AI 칩·제조장비·기술 인력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하고 지난해 12월 중국 기업 140여 곳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했다. 여기에 스마트폰·반도체 관세가 최고 25%에서 50~100%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국산 반도체의 복합 관세 부담은 70%에 달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폭스콘의 미국 현지화 행보는 공급망 안정을 꾀하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