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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미래, 푸른 파도를 달린다’…2032년 ‘친환경 선박’ 시대 여는 조선용 철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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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미래, 푸른 파도를 달린다’…2032년 ‘친환경 선박’ 시대 여는 조선용 철강

글로벌 조선 철강시장 2032년 388억 달러로 성장 전망
포스코·현대제철, 신기술 앞세워 친환경 고강도 강재 경쟁 우위 확보해야
전 세계 조선용 철강 시장이 오는 2032년 388억 달러(약 53조 75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한화 필라델피아 조선소의 모습. 사진=usni 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전 세계 조선용 철강 시장이 오는 2032년 388억 달러(약 53조 75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한화 필라델피아 조선소의 모습. 사진=usni 뉴스
전 세계 조선용 철강 시장이 친환경 선박 발주 증가와 고강도 해양용 강재 수요에 힘입어 오는 2032년 388억 달러(약 53조 75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시장조사 전문업체 월와이드 마켓 리포트’(Worldwide Market Reports)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2023262억 달러(363000억 원)였던 조선용 철강 시장이 해마다 4.3%가량 성장하면서 2032년까지 꾸준히 확대된다고 밝혔다.

최근 수십 년간 선박 건조에 쓰이는 철강재는 더 가볍고 튼튼한 고강도 후판이 요구되고 있다. AH36, EH36과 같은 해양용 고강도 강재는 선박 연료 효율과 내구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내 포스코는 망간을 22~25% 섞어 극저온에서도 뛰어난 인성을 보이는 고망간강을 세계 처음 개발했다. 이 강재는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과 대형 저장 탱크 등에 쓰이고 있다. 현대제철은 HD현대중공업과 협력해 열과 압력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TMCP(열기계제어압연공법) 기술을 적용한 후판을 선보였다. 이는 강도와 용접성이 뛰어나면서도 합금 비율은 낮춰 생산단가를 줄인 제품으로, LNG와 암모니아 운반선용으로 적합하다.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 태평양, 특히 중국·한국·일본에서 조선용 철강 수요가 가장 크다. 북미는 해군 함정 현대화와 특수 선박 건조가 꾸준하며, 유럽은 고급 크루즈선과 군함 수주에 집중한다.

중국 바오스틸 등 철강 대기업들은 값싼 철강재 공급으로 경쟁을 벌이고 있어, 국내 산업계에서는 가격 경쟁 압박이 크다. 2024년 들어 중국산 철강재 수출량은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 늘었고, 국내 조선소들 구입량도 증가해 저가 수입재가 국산 품질의 수요를 일부 잠식하는 상황이다.

한편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강화로 암모니아나 LNG 등 친환경 연료를 쓰는 선박 발주는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에만 LNG 운반선 350, 암모니아 연료선 22척이 발주됐고, 국내 조선사들의 친환경 선박 수주가 전체의 약 65%에 이른다.

시장 전문가들은 고강도 강재와 친환경 선박용 소재 개발 경쟁이 앞으로 10년 철강 시장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선급 인증을 받은 강재 개발과 신기술 적용이 산업 경쟁력의 열쇠라며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기술력이 국내 조선산업 경쟁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