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조선 철강시장 2032년 388억 달러로 성장 전망
포스코·현대제철, 신기술 앞세워 친환경 고강도 강재 경쟁 우위 확보해야
포스코·현대제철, 신기술 앞세워 친환경 고강도 강재 경쟁 우위 확보해야

세계 시장조사 전문업체 ‘월와이드 마켓 리포트’(Worldwide Market Reports)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2023년 262억 달러(약 36조 3000억 원)였던 조선용 철강 시장이 해마다 4.3%가량 성장하면서 2032년까지 꾸준히 확대된다고 밝혔다.
최근 수십 년간 선박 건조에 쓰이는 철강재는 더 가볍고 튼튼한 고강도 후판이 요구되고 있다. AH36, EH36과 같은 해양용 고강도 강재는 선박 연료 효율과 내구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내 포스코는 망간을 22~25% 섞어 극저온에서도 뛰어난 인성을 보이는 고망간강을 세계 처음 개발했다. 이 강재는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과 대형 저장 탱크 등에 쓰이고 있다. 현대제철은 HD현대중공업과 협력해 열과 압력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TMCP(열기계제어압연공법) 기술을 적용한 후판을 선보였다. 이는 강도와 용접성이 뛰어나면서도 합금 비율은 낮춰 생산단가를 줄인 제품으로, LNG와 암모니아 운반선용으로 적합하다.
중국 바오스틸 등 철강 대기업들은 값싼 철강재 공급으로 경쟁을 벌이고 있어, 국내 산업계에서는 가격 경쟁 압박이 크다. 2024년 들어 중국산 철강재 수출량은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 늘었고, 국내 조선소들 구입량도 증가해 저가 수입재가 국산 품질의 수요를 일부 잠식하는 상황이다.
한편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강화로 암모니아나 LNG 등 친환경 연료를 쓰는 선박 발주는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에만 LNG 운반선 350척, 암모니아 연료선 22척이 발주됐고, 국내 조선사들의 친환경 선박 수주가 전체의 약 65%에 이른다.
시장 전문가들은 ‘고강도 강재와 친환경 선박용 소재 개발 경쟁이 앞으로 10년 철강 시장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선급 인증을 받은 강재 개발과 신기술 적용이 산업 경쟁력의 열쇠”라며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기술력이 국내 조선산업 경쟁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