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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AI 슈퍼컴 '도조' 개발 중단…삼성·엔비디아와 협력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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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AI 슈퍼컴 '도조' 개발 중단…삼성·엔비디아와 협력 선회

머스크 "자체 칩 두 종류 개발은 비효율"…기술·인력난도 한몫
AI 훈련은 엔비디아, 칩 생산은 삼성…자체 개발은 추론용에 집중
테슬라가 자체 개발하던 AI 슈퍼컴퓨터 '도조'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으로 전략을 바꿨다. 사진=X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가 자체 개발하던 AI 슈퍼컴퓨터 '도조'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으로 전략을 바꿨다. 사진=X
테슬라가 자체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도조(Dojo)' 개발을 중단하고, 엔비디아·삼성전자 등 외부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틀었다.

블룸버그, 트윅타운 등 외신들은 8일(현지시각) 테슬라가 최근 자율주행 기술과 AI 칩 개발을 맡아오던 도조 팀을 해체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업을 이끌던 책임자 피터 배넌은 회사를 떠났으며, 이번 결정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 CEO는 "두 종류의 AI 칩 설계에 자원을 나누는 건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같이 지시했다.

도조 사업 중단 배경에는 기술과 인력 문제도 자리하고 있다. 최근 도조 팀의 핵심 인력 약 20명은 신생 기업 '덴시티AI(DensityAI)'로 이직했고, 남은 인력은 테슬라 내 다른 데이터 센터와 연산 관련 부서로 이동했다.

◇ 자체 개발 대신 외부 협력으로 '선회'
이번 결정으로 테슬라는 앞으로 AI 연산 능력을 엔비디아와 AMD에서 얻고, 핵심 반도체 생산은 삼성전자를 통해 확보할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2033년까지 유효한 163억 달러(약 22조 6814억 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에 따라 삼성전자는 미국 생산시설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완전 자율 주행(FSD) 장치에 들어갈 핵심 칩을 맡아 만든다. 차세대 AI6 칩을 비롯한 자율주행차와 로봇용 칩 제조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도조 사업은 테슬라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계획이었다. 도조 슈퍼컴퓨터는 전 세계 테슬라 차량과 센서에서 모은 방대한 영상을 빠르게 처리해 '오토파일럿'과 'FSD'의 학습 모델을 발전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사람을 닮은 로봇 '옵티머스' 개발에도 쓸 예정이었다. 시장에서는 도조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도조가 테슬라 기업가치를 5000억 달러(약 695조 원)까지 늘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 '훈련은 외부, 추론은 자체' 이원화 전략

한때 5000억 달러(약 695조 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자체 개발의 꿈을 접은 테슬라는 AI와 자율주행 전략을 크게 수정했다. 앞으로 대규모 AI 모델 훈련은 외부 고성능 장비에 맡기고, 자체 칩 개발은 AI5·AI6 같은 추론용 칩에만 한정하기로 했다. 자체 슈퍼컴퓨터 개발이라는 원대한 목표 대신, 비용과 효율을 극대화하는 실리 노선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전략 수정이 앞으로 자율주행차 시장 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