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K2 전차 65억 달러 추가 계약…유럽 현지 생산 거점 확대
무기 거래 넘어 사이버·AI 기술 협력…'포괄적 안보 동맹'으로
무기 거래 넘어 사이버·AI 기술 협력…'포괄적 안보 동맹'으로

지난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방산 협력에 초점을 맞춘 국장급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 이 협의체는 K-방산과 나토 군사 체계 사이의 상호운용성 증진을 목표로, 앞으로 방산 협력 세부 방안, 공동개발, 기술·부품 현지화, 공급망 강화 등을 다뤄나갈 계획이다. 위성락 실장은 당시 언론을 통해 "차세대 국방 기술의 공동 개발과 획득을 위한 나토의 '주요 가시성 프로젝트'를 통해 협력을 빠르게 추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러한 협력 강화는 지난 6월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결정된 나토의 사상 최대 규모 국방 예산 증액 흐름과 맞물려 있다. 나토는 기존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이던 국방 예산 목표치를 2035년까지 5%로 크게 올렸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2024년 4570억 달러(약 635조 9155억 원) 규모였던 유럽의 국방 예산은 새 목표에 따라 최대 8000억 달러(약 1113조 2000억 원)까지 급증할 수 있다. 이로써 한국과 같은 방산 협력국 앞에는 전례 없는 규모의 시장이 열리게 됐다.
◇ 폴란드 K2 추가 수출…유럽 현지 생산 '본격화'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 국방 분석가는 포럼(FORUM)에 "어떤 나라가 탄약, 부품 또는 현장 지원을 필요로 할 때, 한국은 이를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제공한다"며 "이것이 바로 경쟁 우위를 주는 핵심 요소"라고 분석했다.
◇ 단순 무기 거래 넘어 사이버·AI 기술 동맹으로
양측의 협력은 단순한 무기 거래를 넘어 사이버 안보, 인공지능(AI) 같은 첨단 기술 분야로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의 육상·포병 체계와 정보통신기술(ICT) 등 첨단 국방 역량이 나토의 빠른 전력 증강 요구에 효과적으로 부응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립외교원 송태은 교수는 "한국의 사이버 부대는 나토 협력사이버국방센터(CCDCOE)와 긴밀히 공조하고 있으며, 국가정보원 또한 나토 기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은 호주, 일본, 뉴질랜드와 함께 나토의 인도-태평양 4개 협력국(IP4)의 일원으로 참여하며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나토는 이들과의 협력으로 국제 공급망과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한국은 이 구조에서 핵심 공급자 역할을 맡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베넷 박사는 "한국 기업들은 단순히 무기를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특정 나라가 왜 전차를 원하는지,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 같은 근본 요구를 이해하기 위해 나토와 협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는 매우 현명한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