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가격 폭등에 삼성, HBM 전환 뒤로하고 옛 라인 ‘풀가동’
DDR5보다 비싸진 구세대 메모리의 반전 드라마
DDR5보다 비싸진 구세대 메모리의 반전 드라마

◇ 가격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DDR5 가격 추월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용 8Gb DDR4(1Gx8) 칩의 7월 고정거래가격은 개당 3.90달러로, 6월보다 50% 올랐다. 이는 4월 22%, 5월 27%, 6월 24% 상승에 이은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오름세다. 같은 달 8GB DDR4 모듈의 계약가격은 26.50달러로, DDR5 모듈(25.50달러)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주요 업체들이 HBM 생산을 늘리기 위해 DDR4 생산을 크게 줄인 점, 미국의 반도체 관세를 앞둔 완제품·부품 제조사들의 선제 비축, 데이터센터·AI 시장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대만·중국의 DRAM 제조사들도 DDR5와 HBM 중심으로 전환 중이다.
삼성전자는 원래 올해 말까지 DDR4 생산라인을 줄이고 HBM 생산 시설을 확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HBM4 인증 절차 일부가 늦어지고, DDR4 제품의 수익성이 여전히 높아 계획을 수정했다. 회사는 감가상각이 끝난 기존 라인을 최대한 활용해 안정적 공급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DDR4 생산을 연장하면 당분간 극심한 수급 불균형은 줄어들 수 있지만,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 AI·데이터센터용 HBM 생산은 지속 확대
삼성은 하반기부터 HBM3E와 차세대 HBM4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지난해 일부 제품에서 발열과 전력 효율 문제로 엔비디아 공급이 지연됐으나, 이를 개선해 글로벌 대형 IT 업체들과 계약을 확대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2025년 HBM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 DDR4는 2026년 이후 사실상 단종 전망
DRAM 업계에서는 DDR4가 2026년 이후 PC·서버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될 것으로 본다. 다만 일부 산업·자동차 전장용 등 특정 수요는 유지될 수 있다. 이번 삼성의 결정은 전환기 시장 불안을 막고 고객 수요를 충족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