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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지지층, 美 음주율 급감 주도…전체 성인 음주율 1939년 이후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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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지지층, 美 음주율 급감 주도…전체 성인 음주율 1939년 이후 최저

지난해 9월 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의 한 주류 판매점에 버드와이저 맥주 캔이 진열돼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9월 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의 한 주류 판매점에 버드와이저 맥주 캔이 진열돼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에서 전체 성인의 음주율이 지난 1939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공화당 지지층에서 하락 폭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13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 성인 가운데 술을 마신다고 답한 비율이 5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대비 7%포인트 떨어진 것이자 1939년 관련 조사 개시 이래 최저 수준이다.

갤럽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층의 음주율은 지난해 67%에서 올해 46%로 1년 만에 30% 가까이 급감했다. 같은 기간 민주당 지지층은 62%에서 57%로 5%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갤럽은 “의료계의 알코올 건강영향 재평가 속에 ‘적당한 음주도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미국인의 음주 습관이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미국 성인의 음주율이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청년층 절반 ‘술 안 마신다’


갤럽에 따르면 18~34세 사이의 연령층에서는 절반이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답했는데 이는 지난해 41%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또 같은 연령층의 3분의 2가 하루 1~2잔의 적당한 음주도 건강에 나쁘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인구에서도 여성, 백인,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등 모든 계층에서 음주율이 하락했으며 이들이 마신 주간 평균 음주량도 지난해 3.8잔에서 올해 2.8잔으로 줄었다.

◇ 경제·문화·종교 요인 복합 작용


음주율 급감의 배경에는 다양한 요인이 거론된다. 주류업계에서는 대마초 사용 증가와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 확산을 배경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로렌스 와이엇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는 “대마초나 비만치료제가 단기간에 이렇게 큰 변화를 만든 주된 요인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인플레이션, 금리, 가처분소득 감소 등 경제적 이유가 주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지지층 하락 폭이 특히 컸던 이유에 대해서는 종교적·인구학적 변화가 지목됐다. 미국 대통령의 음주사를 연구해온 마크 윌-웨버는 “공화당이 지난해 아리조나,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에서 기독교 보수파, 몰몬교, 아미시 등 금주 성향이 강한 유권자 등록을 늘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형의 알코올 중독 사망 이후 술을 전혀 마시지 않고 있으며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부 장관과 터커 칼슨, 찰리 커크 등 공화당 주요 인사들도 금주의 장점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보스턴대 공중보건대학의 데이비드 저니건 교수는 FT와 인터뷰에서 “알코올이 심장이나 전반적 건강에 좋다는 연구결과는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반박됐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