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차관 직접 조종석 체험...전투기 판매사상 전례 없는 파격 대우
가격 절반·조건 관대·성능 90%...F-35 포기한 석유부국의 선택
가격 절반·조건 관대·성능 90%...F-35 포기한 석유부국의 선택

보도에 따르면 UAE 국방부 차관은 최근 한국의 사천 공군기지를 방문해 KF-21 시제기를 직접 타고 성능을 점검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지난 4월 양국은 KF-21 전투기 프로그램에서 광범위한 협력을 추진한다는 의향서에 서명했다.
KF-21 보라매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국방과학연구소가 록히드마틴 등 해외 파트너와 함께 개발하는 4.5세대 전투기다. 2015년부터 2028년까지 총 8조1000억 원을 들여 개발하며, 한국의 낡은 F-4 팬텀과 F-5 타이거 전투기를 바꿀 예정이다.
방위산업 전문지 내셔널 시큐리티 저널에 따르면 KF-21은 전투 범위가 1000㎞에 이르며 공대공, 공대지, 대함 미사일과 유도폭탄을 실을 수 있다. 또한 반(半)스텔스 특성을 갖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UAE 정치학 교수이자 하버드대 비상주 선임연구원인 압둘칼렉 압둘라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이제부터 UAE는 더 이상 군대 현대화를 위해 하나의 출처에 얽매이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너무 까다롭고 정치 문제가 매우 많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F-35 거래가 이를 엄청나게 부채질했다"면서 "프랑스는 조건이 거의 없고 확실히 미국보다 적으며, 이제 우리는 동쪽에도 한국이라는 강한 파트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국방 전문매체 아미 레커그니션은 "F-35 라이트닝 II보다 KF-21은 스텔스성이 떨어지고 완전한 5세대 네트워킹 기능이 부족하나 훨씬 낮은 획득·운영 비용, 간단한 유지·보수, 더 적은 수출 제한으로 이를 보완해 작전 독립성을 추구하는 국가에 매력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방산업계에 따르면 KF-21의 대당 가격은 약 8000만 달러(약 1100억 원)로 F-35의 절반 수준이며, 시간당 유지비도 1만4000달러(약 1900만 원)로 F-35보다 상당히 저렴하다고 업계는 전했다.
한국 공군은 UAE의 KF-21 관심을 높게 본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위원은 "군 고위급 인사가 아직 개발하지 못한 다른 나라의 비행기에 타는 것은 전투기 세일즈 역사에서도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지난 2월 비행시험 후 "전력, 기동성, 항공전자·무기 능력 면에서 KF-21이 세계의 전투기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한국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밝혔다.
한국은 앞으로 내부 무기 베이와 향상된 스텔스 기능을 갖춘 업그레이드된 KF-21EX 변형을 내놓을 계획이다. UAE의 KF-21 도입이 성사되면 한국 방산업계의 중동 진출에 발판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UAE는 앞서 2025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걸프 순방 때 앞으로 10년 동안 미국 경제에 1조 달러(약 1379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현재 KF-21은 필리핀·폴란드 등 여러 국가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2026년부터 한국 공군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