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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AI·우주·군사 요충지까지…중국, 美 농지 ‘집요한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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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AI·우주·군사 요충지까지…중국, 美 농지 ‘집요한 매입’

"여의도 130배 규모, 텍사스·노스캐롤라이나 등 군사기지 인근 대량 확보, 미중 갈등 속 미국 36개 주 ‘토지 규제’ 강화 본격화"
미국 내 중국계 기업의 농지 소유가 2023년 말 기준 여의도 전체 면적의 약 130배에 이르는 약 27만7336에이커(약 1122㎢)에 이른다. 특히 군사 요충지 등 안보적으로 중요한 곳에 집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내 중국계 기업의 농지 소유가 2023년 말 기준 여의도 전체 면적의 약 130배에 이르는 약 27만7336에이커(약 1122㎢)에 이른다. 특히 군사 요충지 등 안보적으로 중요한 곳에 집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미국 내 중국계 기업의 농지 소유가 2023년 말 기준 여의도 전체 면적의 약 130배에 이르는 약 277336에이커(1122)에 이르며, 특히 텍사스, 노스캐롤라이나, 미주리, 유타, 플로리다에 집중돼 국가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난 16(현지시각) 에포크타임스가 전했다.

이 매체는 USDA 자료와 최근 외신 보도를 토대로 중국 기업의 미국 농지 투자 현황과 이를 규제하려는 미국 내부의 관련 법안 움직임, 군사 시설 인접 중국인의 토지 소유 문제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 중국 기업 미국 농지 대량 보유, 소수 기업 집중


미국 농무부(USDA)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기업이 보유한 미국 농지는 텍사스 123708에이커, 노스캐롤라이나 44263에이커, 미주리 42905에이커, 유타 33035에이커, 플로리다 12798에이커 등 5개 주에 전체의 93%가 몰려 있다. 농경지 규모에는 산림과 일반 농지가 포함되며, 농업용이 아닌 토지는 집계되지 않는다.

이들 지역은 모두 안보적으로 요충지로 분류된다. 텍사스는 오픈AI와 테슬라 등 빅테크가 대규모로 투자하고 사업을 벌이는 첨단 기술 산업의 심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오스틴, 샌안토니오 등 중부 지역은 대형 데이터센터와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연구소가 몰리며, 산업 생산량 증가와 더불어 전력망, 전자전, 사이버보안 등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지역에 중국계 토지 소유가 늘어나면 산업 스파이, 공급망 교란, 전략 기술 유출 등 우려가 커진다는 지적이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미 육군의 포트 브래그(세계 최대 공수부대)와 해병대 체리 포인트 비행장이 있어 미군 특수작전 및 전략수송의 핵심기지이고, 미주리는 세인트루이스를 중심으로 군사 항공 생산거점이며, 남북전쟁 이래 군사적·산업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현대에도 국방 관련 산업 및 미군 시설이 밀집돼 있다.

또한, 유타에는 미 공군 힐 기지 등 방위산업·우주산업 시설이 집결돼 있고, 핵실험·미사일, 사이버 안보까지 미국 안보의 핵심 지역이다. 플로리다에는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와 케네디 우주센터 등 핵심 우주·항공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지역은 미군 및 NASA의 전략 발사장이자 미래 군사·우주작전 거점이다.

한편 대부분 토지는 소수 업체가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그중 머피-브라운(Murphy-Brown) LLC(스미스필드 푸즈 자회사)132,310에이커로 최대 규모를 차지한다. 이 회사는 중국 국영 WH 그룹이 지배한다. 이어 브라조스 하이랜드 부동산(Brazos Highland Properties)이 86994에이커, 하베스트 텍시스(Harvest Texas)29705에이커를 소유한다. U.S. 애그리 케미컬즈(AgriChemicals Corp, 11263에이커)와 신젠타 씨즈(Syngenta Seeds, 2452에이커)도 주요 농지 보유 기업이다.

스미스필드 푸즈 자회사 머피-브라운은 중국계 기업이 보유한 농지의 약 48%를 차지하며, 노스캐롤라이나주 100개 카운티 중 24개 카운티에 약 45000에이커를 갖고 있다. 이 중 일부는 포트 브래그와 체리 포인트 해병대 비행장과 같은 군사 시설과 인접해 있다.

과거 소유권 증가는 1989년 사이노캠(Sinochem)의 농지 인수, 2013WH 그룹의 스미스필드 푸즈 인수,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중국군 출신 억만장자 쑨광신(Sun Guangxin)의 텍사스 토지 대규모 인수로 나타났다. 선 광섄(Sun Guangxin)이 소유한 토지는 전체 중국계 농지의 42%에 이른다. 또한 캠차이나(ChemChina)2017년 신젠타 시드를 사들여 2453에이커를 확보했다.

USDA에 따르면 미국 내 중국 소유 농지는 군사기지와 반경 100~150마일 이내에 30곳이 있고, 이 중 14곳은 군사 기지가 있는 카운티에 위치한다.

◇ 주 및 연방 정부, 군사기지 인접 농지 중국계 소유에 규제 강화


중국 기업의 미국 농지 매입에 따른 국가안보 우려가 커지면서, USDA는 국가 농장 안보 행동 계획을 발표해 외국 적의 위협과 사이버 공격, 생물 테러, 공급망 취약성 대응에 나섰다. 국방부, 법무부, 국토안보부와 협력해 대응책을 꾸리고 있다.

2025년 들어 36개 주와 연방 의회에서 외국인 토지 소유 제한 법안 149건이 제안됐다. 연방 하원의 HR 458 법안은 외국 적이나 테러 후원자가 공공 및 민간 부동산을 사들일 수 없도록 금지한다.

주별로도 대응이 활발하다. 텍사스주는 91일부터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국적자나 단체의 부동산 취득을 금지하는 상원법 17호를 지난 6월 제정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군사 시설 25마일 이내 농지 소유를 제한하는 상원법 394호를 입법 중이다. 미주리는 외국인 농지 소유 전면 금지를 논의한다. 유타주는 이미 2023년과 2024년에 외국 기업 농지 매입을 막는 법을 강화했고, 플로리다는 시민권자나 합법 거주자가 아닌 중국 법인의 토지 소유를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 중이다.

◇ 군사기지 인근 농지 집중과 공급망 장악 우려 확산


중국 투자자들은 미군 군사 기지 인근에 농지를 대량으로 확보했다. 왈튼 글로벌(Walton Global)은 자회사와 간접 소유를 포함해 콜로라도, 텍사스, 플로리다, 애리조나, 메릴랜드 등 주요 군사 기지 인근 1,216에이커 이상 토지를 갖고 있다. 이 중 메릴랜드 앤드류스 합동 기지와 도버 공군 기지 근처 농지가 눈에 띈다. 월튼은 군사기지 인접지를 마케팅 전략에도 활용하고 있다.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무역 고문은 중국 WH 그룹의 스미스필드 푸즈 인수 후 중국이 돼지고기 세계 공급의 8분의 1을 장악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종자산업 거대 기업 신젠타의 미국 인수가 식량 자급과 공급망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캠차이나와 사이노캠 홀딩스는 중국 정부 산하 국영기업으로, 당 사무국이 운영 중이다.

미국 농지의 중국계 소유 증가는 미·중 갈등 가운데 농업과 식량 공급망이 전략적 경쟁 분야임을 상징하며, 군사기지 인근 농지 소유 문제는 앞으로 더 큰 정책적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